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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일상

주시

by 오송인 201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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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상을 주시하며 사랑을 강화한다. 사랑받는 대상은 그 주시의 눈빛과 몸짓 때문에 처음에는 황홀하다. 그렇지만 일정 정도 진행된 후의 사랑에서, 주시만큼 거추장스럽고 피곤한 것은 없다. 사랑이 완전하게 소멸하고 난 후의 주시는, 끔찍한 올가미로 바뀐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방법으로 주시했던 것일지라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방법으로 주시해도 불평하지 않고 늘 아름다운 것은 '풍경'밖에 없다. 나무와 강과 바다와 하늘 같은, 늘 같은 자리에서 소리 내어 반응하지 않는 존재들만이 주시를 견딘다."


마음사전,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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