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개인 트레이너가 존경 받는 건 그 사람의 몸이 그 사람의 행동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건 심리치료 장면에서도 비슷한 것 같다.
임상가가 자기 행동 하나 컨트롤 못하면서 환자들의 행동 개선에 나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임상가도 사람인데 모든 장면에서 완벽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겠지.
늘 실수하고 내가 왜 그랬을까 밤마다 이불을 걷어 차게 되는 기억들도 몇 가지 있게 마련이다.
다만 스스로가 느끼는 문제 행동에 대한 개선 노력을 지속하는 정도에는 같은 임상가라 하더라도 격차가 큰 것 같다.
환자들은 백마다 말보다 임상가의 행동 변화 노력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그것이 환자 행동 변화의 동기가 된다.
몇 달에 걸친 집단치료 경험에서 느낀 건 이런 거였다.
치료 매뉴얼 잡고 썰 풀면 자는 사람들도 임상가가 자신의 변화 경험을 오픈하기 시작하면 눈빛이 살아난다.
임상가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 엔진에 스파크를 튀겨 시동을 걸어주는 것이고,
시동 걸린 차를 몰고 목적지로 향할지 말지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환자의 책임이다.
결론적으로 늘 자신의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사소한 것이라도 문제가 있다고 여길 경우 즉각적이고 꾸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이론적인 공부도 중요하지만 임상가도 도를 닦을 필요가 있다.
CBT, DBT, ACT 등등의 모든 이론들이 아무리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모든 치료 이론은 임상가가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언행일치가 수반되지 않을 때 무의미하고 환자에게 아무 효과도 미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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