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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드론을 샀다고 해서 동네에서 날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길가에 난 개울 같은 곳으로 드론이 추락해 버렸다. 내가 달려가서 찾아보려 했으나 물에 휩쓸려 내려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누나와 함께 한참 뒤지다가 포기하려더 찰나에 길 아래 어느 빈 공간에 개 한마리가 길을 잃은 것마냥 갈팡질팡하는 게 보인다. 한 쪽면만 트여 있어서 밖으로 나오려면 내가 있는 쪽으로 돌아서야 하는데 눈이 안 보이는 개인 것도 같다. 불안한 것인지 추운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 덜덜 떨고 있어서 안쓰럽다. 내 몸집으로는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라 어디서 났는지 모를 삽을 밀어넣어 개를 조심스레 꺼냈다. 개를 밖으로 꺼낸 뒤 어깨에 잘 들쳐메고 집으로 돌아왔다. 개는 안도가 됐는지 몸이 축 늘어졌다. 개의 따뜻한 체온이 얼굴에 느껴지는 나도 드론은 잊어버린 채 고요한 마음이 됐다. 이 개를 잘 보살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지. 모든 일을 이해할 순 없다. 개님아 사이좋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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