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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언어란 과연 그 내부의 모든 것이 이미 알려져 있거나 적어도 알 수 있을 터인 어떤 빛의 섬을 그 주위에 만들고 있는 등대들처럼 수많은 타인들이 가득히 들어 살고 있는 세계에 속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영역으로부터는 그 등대들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나의 환상에 힘입어 그들의 빛은 오랫동안 나에게까지 이르고 있었다. 이제는 마침내 암흑이 나를 둘러싼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미셸 투르니에, 민음사 개정판 5쇄 67쪽.
타인의 시선은 자신을 알 수 있게 하는 훌륭한 거울이다. 그 시선이 만들어내는 자의식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이 아닐지. 아직 얼마 못 읽었으나 망망대해의 무인도에 고립된 인간이 어떤 내적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는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과 필력에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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