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상심리학/상담 및 심리치료

상담심리사 2급 과정 시작

by 오송인 2017. 12. 29.
반응형

#1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첫 발을 뗀다. 상담심리학회 가입을 올 초에 했으니 실제 액션을 취하기까지 1년쯤 걸린 것임. 2019년 8월 자격심사에서의 통과를 가시적 목표로 삼아 오늘부터 시작이다.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매우 궁금하다. 앞으로 어떤 내담자 그리고 어떤 수퍼바이저를 만나게 될까. 일이 많아서 아내와 갈등 상황에 처하게 되진 않을까.. 약간의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 걱정 등등이 공존함.  

#2

수련생 시절에 1년 정도 상담을 받았다. 한 회기에 10만 원 가량 내고 받았던 상담이라 본전 생각이 났는지(+이것도 공부라는 기분으로) 매회기마다 상담에서 나왔던 핵심적인 내용들과 상담자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감정 같은 것들을 적어 놓았다. 그걸 다시 한 번 보는데.. 상담자가 내 주요한 성격 특성을 참 잘도 캐치했던 것 같다. 감정 표현에 인색한 나를 콕콕 찔러서 빡치게도 만들고.. 특히 나보고 "오만"하다고 표현한 게 기억이 난다. 이제 와서 보면 그 상담 맥락에서 참 적절한 표현이었고 웃음이 난다. 지금도 오만하고 건방진 녀석으로서의 내가 내 어딘가에 있겠지. 

암튼 상담 장면에서 슬퍼서 울거나 화나는 순간이 종종 있었다. 그 상담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내가 침묵할 때 같이 침묵하며 사탕이나 커피를 먹곤 했는데, 당시에는 '상담자가 뭐 저렇게 아무것도 안 하나 참 돈 벌기 쉽네..'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ㅎ 하지만 적어 놓은 걸 다시 살펴보니 그러면서도 나를 들었다 놨다 했음이 분명해진다. 

아무 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사실 많은 것을 해야 하는 상담자로서의 역할.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그 상담자는 임상심리학 쪽에서는 원로고 상담심리전문가 번호도 백몇번대인 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내담자 만날 때마다 긴장하게 된다고 했다. 긴장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일 테지. 적당히 긴장하고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수퍼비전을 받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상담 첫 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고 기록도 제대로 안 돼 있는 게 애석하다. 책으로 배우는 것과 실제는 많이 다르지만 책이라도 다시 한 번 보고 상담에 임해야겠다. 좋은 상담자가 어떤 상담자인지 명확하지 않으나 어쨌든 간에 좋은 상담자가 되려면 수퍼비전뿐만 아니라 자기가 직접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수다. 여러모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 돈 들인 거에 비해 뽑아내는 건 적다. ㅜ 그럼에도 상담을 언젠가 다시 한 번 받아보고 싶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