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 쓰고 월덴지기님이 모 기관에서 진행하신 TCI 교육 들었습니다. 심리평가 수퍼비전 때도 느꼈지만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명쾌한 설명에 4시간 강의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TCI는 자기보고식 인성 평가 도구입니다.
병원에서 실시되는 종합심리평가는 성격적인 측면을 볼 수 있는 도구가 포함돼 있지만, TCI의 이론적 배경에 따르면 한 사람의 인성이라는 게 기질과 성격의 조합인지라 기질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인성을 제대로 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백문항 정도 되는 MMPI에 비한다면 매우 짧은 문항수로 기질과 성격의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성격에 의해 기질이 기능적으로 조절되고 있는지, 그렇지 못 하다면 어떤 식으로 역기능을 경험하는 것인지(즉, 어떤 유형의 성격장애인지)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TCI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네요.
검사 결과가 타당한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이는 MMPI를 통해 보완할 수 있으니 두 검사를 함께 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이직하게 되는 셋팅해서는 두 검사를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검사 데이터가 누적되면 증상 완화뿐만 아니라 자율성 발달을 비롯한 성격 변화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게 되는 경우가 많은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 사례개념화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타고난 기질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성격은 변화시키는 게 가능하죠. 매우 더디고 어려운 작업일지라도.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울 때 교육 듣거나 수퍼비전 받으면 확실히 환기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심리학자로서 끝없이 배워야 한다는 건 경제적인 부담을 논외로 한다면 직업적인 메리트가 아닐까 하네요. 기분 좋게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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