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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 메리 파이퍼

by 오송인 2019.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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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접어든 임상심리학자의 심리치료에 관한 조언에는 그다지 새로울 내용이 없지만 이상하게 읽으면서 코끝이 찡해질 때가 많았습니다. 심리치료자로서의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로서의 진심어린 따스한 조언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책 내용과는 별 관계가 없을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 가며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두서없이 적습니다.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자기가 강물에 흘러가는 낙엽 같은 혹은 우주의 먼지 같은 혹은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사람이지만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만큼 괜찮은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을 아는 것 아닐까 합니다. 이는 다른 사람 또한 풍요롭고 행복해 보이는 겉모습 이면에 온갖 신경증과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을 갖는 것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선/악을 통합하여 볼 수 없는 사람은 타인도 그렇게 보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 행복한 만큼 불행하며 악한 만큼 선하다는 것, 그런데 선한 측면이 조금은 더 많다는 것을 알기에 타인에 대해 "기본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믿음"을 갖게 될 때, 삶이 조금은 더 편해질 수 있습니다.


대학원 생활 이후 햇수로 10년 동안 심리학에 발 담그며 배운 중요한 삶의 지혜라면 지혜입니다. 저 자신도 스스로의 선/악을 조금 더 포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고, 그 과정에서 아집에 가득차고 오만했던 20대 때보다는 주관/객관적으로 한결 '같이 있어 줄 만한 사람'이 됐다고 자평해 봅니다. 특히 와이프가 저를 많이 견디며 같이 살아줍니다. ㅎ


한 인간으로서나 심리상담자의 타이틀로서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특히 초보 부모로서 무능하다고 느낄 때가 많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 정도가 커졌고, 더 커질 것이며, 실제가 어떻든 간에 매일 아침 일어나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을 해나가다 보면 비교적 괜찮은 나만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나 자신이 행복해지고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것처럼, 상담자로서 다른 사람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조금씩 바꿔나가며 행복해지고 쓸모 있는 존재라고 느끼게 되길 바랍니다. 대단한 치료자가 되겠다는 열망은 애초에 없었고 상담 경력 만 2년만에 더 없어졌습니다.;


내가 하루하루 존버하면서 멘탈 부여잡고 살아나가듯이 다른 사람도 그러기를 바라고, 내가 만나는 내담자가 그럴 수 있게 온갖 심리학적 지식과 선배 상담자들의 노하우를 통해 옆에서 조금 거들 뿐입니다.


인상적인 구절 발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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