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미: 재미는 다섯 가지 요소 중 가장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재미의 다양한 측면들이 있겠으나 요즘 저는 지적 ‘호기심’과 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몰두’의 과정이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2. 지속가능한 것: 재미가 있다 하더라도 지속할 수 없다면 그 일은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일례로 심리평가 수퍼비전은 여러모로 제게 자극이 되고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활동입니다. 하지만 어제부로 심리평가 수퍼비전 공지를 내렸습니다. 8월 말에 누군가의 부탁으로 우연히 유료 수퍼비전 해준 것이 계기가 돼 12월 초까지 거의 매주 수퍼비전이 있었습니다. 진행 중인 스터디가 많고 가용한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수퍼비전 준비가 부담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제 이름과 전문가 번호를 심리평가 보고서에 명시하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임했으나 수퍼비전 노하우가 부족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이에 현 상황에서 지속가능하다고 여기지 않아 공지를 내렸습니다.
3. 자기를 발전시키는 것: 정신과에서 일하지만 심리평가만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너리즘을 느끼지 않기란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특히 신경심리평가). 제가 스터디를 여럿 운영하는 것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기존에 알던 지식을 수정하는 작업들 속에서 어제의 나보다는 조금 더 발전된 나를 느끼는 것이 제 정체감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선택할 때 자기발전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4. 투입된 시간과 노력을 고려할 때 돈이 되는 것: 재미가 있고 자기발전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외벌이 가장으로서 투입된 시간과 노력에 비해 돈이 되지 않는다면 그 일은 후순위로 밀리거나 선택지에서 아예 제거될 수밖에 없습니다.
5.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 기왕이면 내게도 좋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최고의 선택지가 아닐까 합니다. 상담이나 심리 관련 교육을 비롯한 심리학적 서비스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서 1번과 3번의 요소도 포함하니 이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심리학적 서비스에 돈을 낼 필요성을 누군가 느낀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먹고사는 문제가 여전히 최우선적 해결과제일 때가 많은 상황에서는 심리학적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 꽤나 어려운 일이기 쉽습니다. 재미도 있고 지속 가능하며 자기 및 타인 발전에 도움이 되더라도 돈이 안 됩니다. 슬프게도 4번에서 걸립니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도록 꾸준히 배우며 정진해야 하겠습니다.
덧: 하지현 교수가 이와 비슷한 주제로 방송을 했었네요. 하지현 교수 방송을 듣기 전인 9월 말에 다섯 기준을 메모해 두었음을 밝힙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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