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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맥락이었는지 기억은 안 난다.
저녁을 먹다가 화장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화장한 유골을 아무 데나 뿌리는 것은 불법이라고 한다.
합법적으로 뿌릴 수 있는 곳이 육지에 있고, 바다에서도 양식장 등이 인접해 있지 않은 경우 가능한 곳이 있다고 한다.
내가 말했다.
"여보 내가 먼저 죽으면 화장해서 지리산 같은 데 합법적으로 뿌릴 수 있는 데 있으면 뿌려줘.", "여보는 어떻게 하고 싶어?"
(딸 챙기느라 대답이 바로 오지 않아서 한 번 더 물어본다. 조금 망설이듯 하다가 아내가 말한다.)
"나는 유골함에 담겨서 납골당에 들어갈래.", "자연에 뿌려지면 외롭잖아.."
내가 답한다.
"여보 그럼 나도 같이 납골당에 해야겠다.", "그런데 두 세대만 지나도 우리를 신경쓰지 못 하는 건 아닐까?"
아내가 답한다.
"그럼 한데 모아 같이 뿌려지자."
"그러자. 누가 먼저 죽든 납골당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만나서 같이 가자."
단조로운 톤으로 대화했지만, 나는 눈가에 맺히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아내로부터 등을 돌린 채 컵에 물을 담아 한모금 마신다.
와이프도 같은 마음, 같은 눈물이었을 것임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사랑하는 와이프에게 더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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