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Laura H. Goldstein 등이 에디터인 Clinical Neuropsychology 2판, 14장.
진단과 치료라는 평가의 주요 목적에 관한 설명뿐만 아니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루는 챕터입니다. 즉, 평가 시 고려해야 할 점, 평가 절차의 선택(사용할 도구 선택 포함)에 관해 비교적 상세히 다룹니다. 평가 절차의 선택은 제외한 이 챕터의 일부 내용을 적어봅니다. 제 경험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The Purposes of Assessment
Diagnosis
평가의 목적은 첫 번째로 진단입니다. 결손(deficits)의 패턴을 확인하여, 진단을 정확히 할 뿐만 아니라 같은 진단 안에서도 환자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경인지기능 평가를 통해서만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multidisciplinary team 안에서 다양한 정보의 출처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됩니다.
- 교육 수준(ex. 학력): 환자의 병전 기능 수준을 평가하는 데 유용합니다.
- 직업 이력: 직업적 적성에 근거한 인지 기능상의 강점을 확인하는 데 유용합니다.
- 현 상태에 관한 보호자 설명: 기능적 결손 수준과 환자의 통찰 수준을 가늠하는 데 유용합니다.
- 과거 상태에 관한 보호자 설명: 기능 저하의 패턴과 기간은 진단을 특정할 수 있게 합니다.
- 의학적 검사/scanning(CT나 MRI): 감별진단 및 결손 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돕습니다. 따라서 평가 절차의 선택을 돕습니다.
Monitoring function
MCI 같은 경우는 치매로 발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F/U에서 기능 수준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신경인지기능평가 중 하나인 SNSB는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 하더라도 10만 원에서 12만 원 정도는 환자 부담입니다. 비싸죠. 더욱이 이 검사는 시행이 완료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뜩이나 기능 상태가 저하돼 여러모로 힘든 환자에게는 검사에 임하는 것 자체가 매우 고되고 힘든 일이 되기 쉽습니다. 이에 감별이 치료에 중요한 때만 기능 수준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Neuropsychological profiles
신경인지기능 평가에서 나타나는 프로파일 양상은 감별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FTD에서는 다른 기능에 비해 실행기능 저하가 뚜렷합니다. AD에서의 실행기능 저하는 대개 언어 능력과 spatial abilities의 저하 정도에 상응합니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보호자에게 환자가 지닌 기능 저하의 특성과 돌봄에서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에 관해 설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신경인지기능 평가 결과는 섭식, 위생관리, 옷입기 등과 같은 비교적 단순한 일상 기능보다 재정 관리나, 핸드폰 사용, 약물 복용 등과 같은 복잡한 일상생활 기능(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을 더 잘 예측합니다.
Special Considerations for Older Adults
앞서도 언급했듯이 신경인지기능 평가는 어떤 환자에게는 aversive experience가 될 수 있습니다. 살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런 검사를 왜 하냐고 성내시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염려하는 마음, 과제 수행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상태를 직시하고 싶지 않은 데 따른 불안감 등등이 이런 반응에 영향을 미치겠죠. 정서적 공감, 시간을 두고 재시도, 보호자를 통한 설득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협조를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평가 받기를 극구 거부하면 도리 없습니다. 억지로 평가를 진행해 봤자 진행이 될 리가 없고 진행이 된다 한들 그렇게 얻은 결과는 쓸모가 없습니다. 환자에게 해를 가하지 말라는 조언을 기억해야 합니다.
평가에 대한 반응이 환자에 따라 다름을 인식하고 환자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기본적으로 환자가 최대한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자기 말을 평가자가 잘 듣고 있고 존중하고 있다고 환자가 느낄 수 있게 신경 써야 합니다. 병원에서 의료진의 불친절한 태도 때문에 화가 났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그 기억을 간헐적으로 떠올리며 의식적으로 환자에게 친절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몸과 마음이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의료진이나 직원이 기계적으로 환자 응대하거나 불친절하면 그것만큼 기분 나쁜 일이 또 없겠죠.
- 환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검사실의 의자 상태나 기온을 체크하고, 시각적/청각적 방해 자극을 제거해야 합니다. 가구는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것이 좋습니다.
- 평가자의 태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평가 시간을 넉넉하게 확보해서 서두르는 법 없이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딩에 치이다 보면 이게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평가 전에 명상이라도 간단히 해서 평가자 마음을 안정화시켜 놓는 것이 좋습니다.(전 협조가 잘 안 되는 환자를 평가하기 전에 실제로 짧게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 또한 환자에 대한 respect와 patience를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 말할 때 발음을 명확하게 하고 대체로 주의력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문장은 짧게 끊어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 평가 전에 평가를 하는 이유에 대해 반드시 짧고 명확하게 설명을 합니다. 인지기능이 저하돼 의뢰되는 분 중 절반은 증상에 대한 통찰이 없습니다. 왜 여기 왔는지 잘 모르고 아들이나 며느리가 가보자 하니 왔다고 말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왜 왔는지 잘 모르는 분위기라면 평가를 하는 이유에 관해 환자의 불안감을 최대한 덜 유발하는 방식으로 공손히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환자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거나 피로해 보인다면 이에 관해 먼저 치료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기지능 저하에 수면의 어려움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검사 초반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라면 필요한 경우 검사 중간에 쉬었다가 검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알립니다. SNSB 실시 시, 환자가 너무 힘들어 하는 경우라면 실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Cognitive Domain Scores 산출에 필요하지 않은 검사는 뺄 필요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거의 없지만 실시를 미처 다 못 한 부분은 다음 번 예약을 잡아 시행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 돋보기를 연령대별로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하며, 보청기 착용 환자라면 평가 전에 반드시 보청기를 착용하고 오라고 환자나 보호자에게 미리 언질을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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