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라고, 많은 사람이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일을 매듭짓는 것의 중요성은 그에 반해 덜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시작하는 것보다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어설프게라도 끝을 내는 것이 완벽해지려 하다가 도중 하차하는 것보다 값진 결과입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일을 잘 끝내는 법에 관한 책입니다.
책의 초중반까지는 유머코드를 잘 심어놔서 재미있게 읽었으나 중반 넘어서부터는 다소 지루했습니다.
이 책에서 공감되는 부분은 목표의 구체화보다 재미가 더 중요하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일을 지연시키고 끝내 매듭짓지 못 하게 방해하는 완벽주의의 해독제로서 재미를 꼽고 있습니다.
저 역시 원서읽기든 운동이든 재미가 없으면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목표 달성 과정은 인지적인 작업을 활용한 감정적인 작업에 더 가깝습니다. 감정이 동하지 않으면 머리도 안 돌아갑니다. 재미라는 긍정적 감정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두 번째로 "전략적 무능"이라는 개념이 와닿습니다.
시간은 한정돼 있으니 모든 일을 비슷한 강도로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정신적 자원을 쓰고 그렇지 않은 일은 설렁설렁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전략적 무능의 의미입니다.
미룰 수 있는 일은 미루고 미룰 수 없다면 목표치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서 대충 진행할 수 있는 것도 능력입니다.
세 번째로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로 구분하여 자신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생각해 보고 자기가 동기부여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하라는 말이 도움이 됩니다.
제 경우에는 접근 동기는 평균 범위지만 회피 동기가 매우 높은 편이라 예견되는 두려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에 매진할 때 동기부여가 더 잘 됩니다.
예를 들어,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 함으로써 사회적 약속(그것이 설령 자기자신과의 약속이라 하더라도)을 어기게 되는 것이 제게는 피해야 할 두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가급적 그 날짜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언하는 것이 일을 매듭짓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몇년 전에 인지행동치료학회에 석사 논문을 퍼블리쉬했습니다. 전문가 자격이 있기 때문에 논문을 또 쓸 필요성은 딱히 없었으나 석사 논문을 퍼블리쉬하지 못 한 것에 대한 한 같은 것이 있어서 바쁜 가운데 논문 퍼블리쉬를 강행했습니다. 이 때 스팀잇이라는 SNS에 논문 출판의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 논문 출판을 매듭짓기 위한 의지력을 고취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데드라인을 지킴으로써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데 따른 안도감이 제게는 쾌락이라면 쾌락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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