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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

출근길의 주문 / 이다혜

by 오송인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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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책의 주요 타깃은 프리랜서로 일하는 여성 독자일 것입니다. 저는 단순히 이동진과 이다혜가 빨간책방에서 보여준 담화의 케미를 좋게 기억하고 있어서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책에서 한 부분이라도 와닿는 부분이 있다면 저는 그 책을 읽을 만했다고 여깁니다. 이 책은 아무래도 타깃이 명확한 만큼 이렇다 하게 마음을 끄는 부분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구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갖추려고 업무에서 노력하는 것은 내가 존경하는 능력자들의 가장 멋진 자질이다. 하지만 때로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필요할 때도 있다. 갖춘 것보다 못 갖춘 게 더 많은 시절에는 특히 그렇다.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스스로를 판단하면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 될지 안 될지 모르고 덤비는 호기로움은 현실주의자들이 평생 갖지 못할 기회를,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준다.”

 

될 것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안 될 것을 먼저 생각하고 그에 대비하고자 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꽤나 용기를 주는 말입니다. 배우고 또 배워도 늘 모르는 것 투성이인 것 같아서 왠지 모를 부적절감에 시달릴 때가 있는데 이런 것이 전문가로서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때로는 적당한 호기로움을 보이는 것이 지나친 현실주의자에게는 약이겠다는 생각입니다.

 

과거의 내가 열심히 해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미래의 내가 더 좋은 기회를 얻으리라.”

 

열심히 나대라는 조언도 같은 맥락에서 와닿습니다. 지나친 겸손은 독입니다. 이다혜 작가의 말처럼 엄청나게 유명한 사람도 인스타그램에 온갖 해쉬태그를 달아가며 자기 홍보를 하는 시대에 내가 뭐라고 자기 홍보를 안 합니까. 열심히 나대도 관심 받기 어려운 시대인만큼 최소한 남들만큼은 자기를 홍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왔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SNS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그것이 즉각적인 성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세월이 쌓이면 한 사람의 분명한 경력이 되게 마련입니다. 직장생활만이 경력이 아니죠. 그래서 이 블로그도 날마다의 포스팅을 통해 더 가열차게 운영해 보려 하는데 시간과 재능과 꾸준함 삼박자가 모두 맞기란 쉬운 일이 아니네요.

 

저는 이 두 포인트에서 공감했지만 사실 20-30대 남성 노동자가 읽어 봐도 공감할 대목이 많습니다. 아무리 먹고 살기 팍팍해도 일과 휴식의 밸런스를 잘 맞춰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대목이나, “혼자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도움을 구하라.”고 조언하며 느슨한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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