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동안 영어 공부에 실패했던 39세 김과장은 어떻게 3개월 만에 영어 천재가 됐을까 / 김영익

 

이 책에서 말하는 요점은 현실적인 목표 수준을 정하고 그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실행계획을 세워서 날마다 실행하면 누구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몇 개 단어 정도만 말할 수 있는 스피킹 완전 초보가 세울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 수준은 중학생 수준의 단어와 문장을 활용하여 20분 동안 외국인과 프리토킹하는 수준입니다. 문장이나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되며 말만 통하면 됩니다. 유럽에서 통용되는 CEFR 단계로 보면 B1(중급) 혹은 B2(중상급) 정도죠. 

 

이렇게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하더라도 실행계획이 현실적이지 않으면 지속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아래와 같은 원칙을 제시합니다.

 

1. 집중: 이것저것 손대지 말고 한 가지 재료를 완벽하게 입으로 체화하는 데 집중

2. 한정: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을 실제 소통을 위한 중학교 영어로 한정

3. 포기: 듣기와 읽기를 포기하고, 그 시간에 말하기에 집중

4. 실전: 최소 1주일에 5시간 이상 실제 대화를 해봄

5. 동료: 혼자 하면 포기하기 쉬우므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함

 

직장인에게 시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이런 원칙을 따르면 보다 수월하게 계획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스피킹 실력 향상이 정말 간절하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대로 집중과 포기가 가능하겠지만 저는 아직 그 정도로 간절하지는 않아서 독해와 리스닝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으면서 영어 말하기 근육을 자주 사용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자 합니다.

 

위 다섯 원칙을 토대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옵니다. 일례로 저자는 이 책의 부록에 제시된 중학교 수준의 500문장을 매일 20문장씩 20-30번 큰 소리로 외우라고 주문합니다. 한국어 해석 문장만 보고 2초 안에 해당 영어 문장이 나올 정도로 집중적인 연습이 필요하고요. 전 날 외웠던 문장을 이후에도 반복하여 외움으로써 장기기억에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은 김민식 PD가 영어 책 한 권을 외우라고 말하는 것과도 비슷한 전략 같아요. 핵심은 영어의 기본 문장 구조를 체화하는 데 있겠고요.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운동이라고 말하면서 운동과의 유사점을 짚습니다. 수영을 잘하고 싶으면 물에 들어가서 몸을 움직여야 하듯이 스피킹을 잘하고 싶으면 반복적으로 말을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한글 문장을 보고 자동반사적으로 이에 상응하는 영어 문장이 나오는 수준이라면 영어에 재미가 붙고 잘 안 되는 부분을 보강해 나가면서 실력 향상 -> 더 고강도 훈련이라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보통 B1까지 가려면 스피킹 200시간 정도가 필요하고, 비행기가 이륙하려면 전속력으로 활주로를 달려야 하듯이 고강도로 3개월 안에 200시간을 돌파해야 A2에서 B1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봅니다. 주말을 빼고 한 달을 20일 정도로 잡으면 하루에 최소 3시간은 스피킹에 써야 한다는 의미인데, 제가 보통 하루에 독해와 리스닝에 들이는 시간이 2시간이니 독해와 리스닝을 모두 포기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하네요. 앞서도 말했듯이 아직은 스피킹이 그리 간절하지는 않으니 조금씩이라도 날마다 스피킹에 발을 들이는 것에 만족하려 합니다.

 

기본적인 문장을 외워서 이를 변형함으로써 영어로 유창하게 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일빵빵이라는 타이틀의 팟빵으로 이름을 알린 서장혁이 아주 예전부터 해온 것입니다. 2019년 초에 좀 듣다가 말았는데 다시 시작해 봐야겠어요. 지금은 팟빵이 아니라 따로 어플이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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