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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1000개의 메모

[1000개의 메모 연결 68주차] 만성 통증을 완화하는 자기연민의 힘

by 오송인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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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다가 부상을 입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꽤 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창 하던 시기에는 벤치프레스 100kg을 들다가 팔에 힘이 풀려서 깔린 적도 있고, 국토종주까지 하며 라이딩에 열 올리던 시기에는 제주도를 2/3정도 돌고 그것도 모자라 한라산 1100고지를 쉬지 않고 오르다가 허리에 무리가 갔는지 서너 달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무리한 라이딩으로 인해 허리를 다쳤고, 신체적 손상을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한 이후의 제 반응은 자기비판이었습니다.

바보 같은 자신을 질책한다고 이미 발생한 사건을 되돌릴 수 없음에도 아마 많은 사람이 저와 비슷한 반응을 할 것 같습니다.


통증의 맥락에서 보면, 자기비판은 위협을 지각하는 뇌의 부위를 활성화시킵니다.[1] 스트레스가 커지는 것이죠. 이는 면역 체계 약화로 이어지고 실제로 몸이 아프며 통증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을 증가시킵니다.[2]

불교 전통에서는 삶의 디폴트값이 고통이라고 말합니다. 고통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고통에 대한 반응은 우리의 선택입니다.

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게 되겠지만, 상상 속의 고통은 가급적 피하리라 - 나딘 스테어가 쓴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이라는 시의 일부

상상 속의 고통의 한 예가 부상 경험에 대한 과도한 자기질책에 수반되는 괴로움(suffering)입니다.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괴로움은 피할 수 있습니다. 자기연민(self-compassion)이 그것을 가능케 합니다.


만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자기연민의 치유적 가능성을 살핀 한 상관 연구[3]에서 자기연민은 우울감 및 통증 불안과는 부적 상관을 보였고, 통증 수용 및 유연한 통증 대처와는 정적 상관을 보였습니다. 이는 자기연민이 통증 관리에서 효과적인 요인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마음챙김-자기연민 프로그램이 인지행동치료(CBT)보다 나은 결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4]

그렇다면 어떻게 자기연민을 통증에 대한 이차적 반응(자기비판)으로 인해 괴로운 상황에 적용해 볼 수 있을까요.

Stanford Pain Management Clinic의 Karlyn Edwards 박사는 위와 같은 방법을 활용해 보라고 조언합니다.[5]

  1. 현재 자신의 감정, 생각, 감각을 비판단적으로 알아차립니다.
  2. 통증에 대한 반응으로 이러한 감정이나 생각을 경험하는 것이 매우 보편적이며,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합니다.
  3. 사랑하는 사람이 통증으로 괴로워하고 있을 때 매섭게 질책하는 사람은 없겠죠. 그런데 나는 왜 스스로에게 가혹할까요. 나 자신의 평안을 도모하기 위한 어떤 작은 실천이라도 즉시 실행해 봅니다.

관련 글


  1. Self-Compassion in the Context of Chronic Pain - YouTube 10분 8초 지점 ↩︎

  2. The Pain Management Workbook Chapter 2 ↩︎

  3. Edwards, K. A., Pielech, M., Hickman, J., Ashworth, J., Sowden, G., & Vowles, K. E. (2019). The relation of self‐compassion to functioning among adults with chronic pain. European Journal of Pain23(8), 1538–1547. ↩︎

  4. Torrijos‐Zarcero, M., Mediavilla, R., Rodríguez‐Vega, B., Del Río‐Diéguez, M., López‐Álvarez, I., Rocamora‐González, C., & Palao‐Tarrero, Á. (2021). Mindful Self‐Compassion program for chronic pain patient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uropean Journal of Pain25(4), 930–944. https://doi.org/10.1002/ejp.1734 ↩︎

  5. 각주 1과 같은 출처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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