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셀프
오늘 우연히 서점을 지나다가 올해 8월 초 완독한 원서 Be Your Future Self Now가 퓨처 셀프란 제목으로 출판된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제가 영감을 받은 부분은, 협소한 현재 시각으로 퓨처 셀프를 재단하지 말고 큰 포부를 갖되, 그 포부를 실현하는 데 연관되는 작은 실천을 매일 하라는 조언입니다. 예를 들어, 작가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있다 하더라도 매일의 실천은 '하루 200 단어 쓰기’로 실천 가능하게 잡으라는 것이죠.[1]
이 책뿐만 아니라 Think Big을 쓴 Grace Lordan도 정확하게 같은 얘기를 합니다. 꿈은 크게, 실천은 매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작게.
이 두 책의 조언에 따라 10년 후, 5년 후 목표를 각각 세워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고민한 후 실천했습니다.[2]
5년 후, 10년 후 목표 설정이 꼭 필요한가
퓨처 셀프 저자의 말처럼, 장기 목표가 없을 때보다 더 집중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적어도 제 경우엔 목표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별 차이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뚜렷한 장기 목표를 갖지 않았을 때도 저는 이번 주에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이고 오늘 하루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 한 후, 그 일들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단기 목표는 늘 있었고, 그 목표를 나침반 삼아 나름대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습니다.
당장 일주일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고, 그 일이 내 미래를 뒤흔들어 놓는 사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장기적 비전이나 목표를 의미하는 퓨처 셀프는 책을 다 읽자마자 약빨이 떨어짐을 느꼈습니다.
장기 목표가 분명하지 않아도 괜찮다.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일상의 감각이 있다면
"왜 우리가 미래를 통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의외의 정답은 그렇게 하면 기분이 좋다는 것입니다. 영향을 끼치는 것 자체가 보상입니다. 뭔가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시간의 강을 따라 배를 조종하는 행위는 목적지에 관계없이 즐거움의 원천입니다.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서 발췌
인간에게는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감각이 중요합니다.[3] 내 의도와 행동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성취할 때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그에 더해, 위 인용구에서 설명하듯이, 심지어 목적이나 목표가 무엇인지도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가 뭔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느끼는 것 자체가 보상이기 때문입니다.
10년 후 혹은 5년 후 미래까지 내 계획과 의도 하에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망상일 테지만, 불확실성이 우세한 상황에서도 바로 눈 앞의 미래 정도는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면 스케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내일 몇 시에 일어날지 계획하여 계획대로 행할 수 있습니다. 다음 날 낮에 평소와 달리 커피를 사먹지 않는 실천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일주일 뒤까지 일정한 시간에 일어남으로써 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먼 미래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처럼 근접한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은 불확실성이 야기하는 지나친 걱정과 불안을 완화하고 삶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4]
이미지 출처: EBS
저는 이 정도만으로도 퓨처 셀프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5년 후, 10년 후의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거기 집중하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을 테고, 저도 성향이 맞다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이 모두에게 맞을 리 없고, 저처럼 근시안적으로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사는 사람도 있다고 소심하게 목소리를 내 보고 싶었습니다.[5]
The Most POWERFUL Tools To Become Your Best Possible Self | Benjamin Hardy - YouTube ↩︎
돌아보면 이는 제가 영어공부를 (어쩌다 보니) 5년 이상 매일매일 해 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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