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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일상

Polaris @ 공중캠프(2013.11.23)

by 오송인 2013.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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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은 속옷 밴드였는데 역시 클래스가 다른 고품격 포스트락을 들려줬다. 멕시코행 고속열차도 해주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드럼 치는 정지완씨 얼굴만 살짝 보이는 정도였지만 덕분에 귀가 호강했다. 오프닝이 너무 화려하면 안 되는데 그런 점에서 다소 예의가 없는 오프닝이었달까. 오프닝이 끝나고 사람들이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담배 피거나 화장실 가러 나간 사이 앞자리를 선점했다. 


폴라리스 공연은 9시를 조금 넘겨 시작했는데 공중캠프 협소한 공간이 꽉꽉 들어차서 반팔만 입고 다 탈의했음에도 땀이 날 정도로 후덥지근했다. 공연 멤버를 보면, 클램본에서 기타와 건반을 치는 미토와 드럼 치는 이토 다이스케가 세션으로 참여했고 이 때문인지 오오야와 카시와바라가 자신을 클램본의 멤버로 소개하기도 했다. 공연은 계절을 시작으로 주옥 같은 곡들이 하나둘 연주됐고 중간중간 모르는 곡도 많았는데, 서서히 그루브를 타다가 어느 정도 고조에 다다랐을 때 그 힘을 부양력으로 삼아 계속 싸이키델릭하게 곡을 끌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free floating하듯이 눈을 감고 소리에 몸을 맡길 때가 많았다. 행복했다. 워낙에 카시와바라의 베이스 그루브감이 끝내주는 밴드라 자연스럽게 몸이 들썩일 때가 많았고 마음대로 춤도 추고 싶었지만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그럴 수 없었던 게 매우 아쉬웠다.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 같다.


중간중간 멘트도 많았고, 폴라리스 광팬들이 일본어로 뭐라고 화답하기도 하고, 떼창도 하고 허밍도 하고, 폴라리스를 연신 외치기도 하는 가운데 공연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고, 앵콜을 세 곡인가 하며 장장 2시간 30분 남짓 달린 끝에 공연이 끝이 났다. 오래 서 있었더니 나중엔 허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내게 공짜표를 선물해준 10년 음악친구 sj, 고삐리 때 만났던 것 같은데 어느새 대학 졸업반이 돼서 나타난 뇌즈님, 사과를 판다고  하는 처음 보는 34살 형, 일러스트레이션을 업으로 하고 있다는 28살 미녀님과 큰 개 한 마리가 있는 [모과나무 위]에 가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씩 하고 헤어졌다. 혼자 공연 보러 다니다가 간만에 사람들과 함께 공연 보니 공연을 떠나 그 자체로 즐거움이 있었다. 막차 시간에 쫓겨 대화를 얼마 못한 건 아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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