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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일상

2018년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블로그 운영에 관한 다짐

by 오송인 2018.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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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만큼 우울한 정서를 잘 그려내는 밴드도 없는 것 같아요.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네요.

올해 정말 여러가지 일을 벌렸습니다. 새로운 직장에 적응해야 했고 육아도 서포트해야 했는데(+와이프 바가지도 견뎌야 했고 ㅎ), 아이를 낳아서 그런가 더 파이팅 넘쳤던 것 같네요.

그 중에서도 작년 5월에 시작했다가 중간에 흐지부지됐던 석사 논문 게재 마무리한 게 제일 뿌듯하고(석사 논문 발표 현장에서 타과 교수님에게 너무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서 narcissistic injury를 입었죠. 이에 나름의 외상 치유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상담을 다시 시작한 것도 전문가로서의 유능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론 초보 상담자로서 자기회의감에 빠질 때도 많지만 수퍼비전도 받고 마음 잘 다잡아 가면서 가고 있어요. 

이 공간을 통해 만난 선생님들과 정신분석적 진단,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상담의 기술을 읽었고 지금 정신분석적 사례이해를 리딩 중이에요. 상담 시작한 이후에 이런 교과서를 많이 보고 있는데, 확실히 내가 직접 심리치료에 몸을 담그니 머리에 더 잘 들어오네요. 상담의 기술 같은 책은 다 못 읽고 두 번이나 도중에 포기했거든요. 상담을 배우려면 일단 상담을 시작해 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수퍼비전이나 리딩 등을 병행하면 훌륭한 상담자는 못 돼도 이만하면 좋은 상담자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있네요. 

올해는 심리학에 관한 글도 그 어느 해보다 많이 썼어요. 스팀잇의 보상 체계 덕을 봤네요. 글 쓰면 돈 준다는 말에 혹해서 진입했는데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았고, 가상화폐 가치가 제가 들어갔을 때는 그나마 좀 괜찮았는데 지금은 계속 하락장이라 글 하나 써도 1000원도 못 받아요. 하지만 글 한 편당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의 액수가 찍히니 동기부여가 많이 돼요. 이 공간에도 제 생각을 많이 써왔지만 스팀잇이라는 공간에서 좀 더 대중적인 글쓰기에 대해 고민한 한 해였어요. 사람들이 어떤 내용 및 형식의 글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글 써야 어필하기 쉬운지 아주 조금은 보이는 것 같아요. 

내친 김에 브런치 작가 등록 신청해서 됐는데, 대중 심리학적인 방식으로 언어 학습, 운동, 자기조절, 습관 등의 키워드에 관련되는 연재글을 써보고 싶어요. 작가가 되는 길은 자기가 작가라고 생각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네요. 작가라고 생각하고 대략적인 목차를 정해서 한 글자라도 써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내년 4월부터는 상담은 좀 쉬고 이 글쓰기에 매진해 볼까도 싶고요. 

작가라는 꿈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은 대중에게 심리학을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책 출판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에요. 대중과의 연결성을 찾지 못 한다면 임상심리전문가 개인으로서나 임상심리전문가라는 직업 영역으로서나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게 뻔해요. 상담심리사들 하는 것 배울 필요가 있어요.    

8월 중반부터는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공부를 계속하려면 영어라는 장벽을 한 번 깨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어요. 일단 재미로 조금씩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영어 공부한 지 세 달 정도 돼 갑니다. 7달 정도는 해야 습관형성이 된다는데, 일단 영어 공부를 습관으로 만든 뒤에 목표 설정을 해보려고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숨가쁘게 달리지 않은 때가 없는 것 같아요. 제 업보라고 생각하고 달려가는 중입니다. 

다만 내년은 좀 쉬었다 갈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데, 가능할지..

이 모든 활동의 공로는 와이프에게 돌립니다. 제 꿈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에요. 바가지와 잔소리 콤보가 많지만. ㅎ 

끝으로 이 블로그를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제가 뱉은 말에 대한 책임감이 더 강해집니다.

뻘소리도 많이 쓰고 그랬는데 앞으로도 뻘소리 많이 쓰겠지만 ㅎ 예전보다는 한두 번 더 필터링 할 것 같네요. 

다만 제가 틀린 얘기를 했다면 수정하면 되는 것이고, 사람 생각이라는 것이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기에 과도하게 자기 억제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글이라도 각자의 관점이 있으니 누군 좋게 보고 누군 안 좋게 보겠죠. 그런 걸 일일이 신경 쓰다가는 블로그 운영 못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 예전엔 좀 소심했던 것 같아요. 병원 수련 받으며 너무 위축돼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이와 관련한 글을 이전에 쓴 적이 있어요.) 

심리학 석사 이상의 전공자가 운영하는 블로그가 요즘엔 많아졌는데(특히 네이버), 그래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여전히 극소수인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실 분이나 전공하고 있는 분, 수련 받고 있는 분,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 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공간이 이제는 저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게 된 것 같네요. 개인정보가 너무 노출되면 블로그 폐쇄하겠다고 했는데,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제 맘대로 문 닫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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