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많은 상담자가 맨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가운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길에 들어섰다. 이타심을 느꼈고, 여전히 느끼고 있지만, 상담자가 되려 한 나의 중요한 동기가 세상을 이해하고, 나의 평범함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 버리고, 수용받고 통제에 대한 욕구를 채우며, 인정과 감사를 얻고자 하는 것임을 인정하려 하니 당황스럽다. (중략) 나는 결사적으로 사랑받기를 원하고 외부의 인정 받기를 바란다. 결국 나는 매우 기분이 좋아지기를 원한다. 상담자가 된다는 것, 40-41쪽.
상담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결코 신뢰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상담은 매우 복잡한 현상이다. 내담자가 상담 현장에 가져오는 것은 매우 압도적이고 가득 차서 더이상 붙들고 있을 수 없는 감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과 함께 사는 방법-이 모든 불확실성, 이 모든 미스터리, 이 모든 모호함과 함께 더불어 사는것-을 찾아야만 한다. (중략) 줄곧 우리가 우리의 내담자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인생의 모호함과 어떻게 더불어 사는지, 그리고 이 땅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것과 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같은 책, 44-45쪽.
바로 직전에 썼던 글보단 조금 더 솔직하게 얘기해서,
상담은 생각보다 훨씬 더 고상하지 않은 일종의 진흙탕인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진흙탕이 내 길이고 내가 있어야 할 장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자기애적 욕구, 통제욕구, 타인을 보살피고 싶은 이타적 욕구, 모호함과 불확실함을 견뎌낼 수 있는 인내력에 대한 갈망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담자가 된다는 것, 이 책 참 고상하지 않은 책이다. 나 또한 고상한 사람이 못 된다. (우리 딸이 나중에 내 블로그 글을 읽는다면 이 사람이 내 아빠가 맞나 싶을 것이다. ㅎ ) 그래서 여타 책에 비해 이 책이 공감이 크게 되고 진실하게 느껴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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