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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상담 및 심리치료

상담 및 심리치료 대인과정 접근 7장

by 오송인 2019.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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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유연성이 적은 대인관계 대처 전략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고자 하는 근원적인 욕구가 영유아기에 적절히 충족되지 못 하면 스스로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갖기 어렵다. 더욱이 이런 느낌을 상쇄할 만한 발달적 경험을 하지 못 하면 수치심이 핵심 정서가 될 수 있다. 자신은 사랑 받을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느낌이 자기도 의식하지 못 한 사이에 유령처럼 삶의 궤적 곳곳을 따라다니며 심리적인 성숙을 저해하고 특히 다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심리도식치료에는 순응/과잉보상/회피라는 세 가지 대처 양식이 나온다. 이러한 분류를 카렌 호나이가 Our Inner Conflicts(1940년대 저작. 한국에서는 카렌 호나이의 정신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됨)에서 이미 한 바 있다. 호나이는 다가감/대항함/회피함으로 분류했다. 호나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으나, 용어만 다르지 실상 같은 말이 아닐지.

 

무엇에 관한 대처인가. 내가 이해하기로는 수치심에 관한 대처다. 즉 어떤 사람은 자신의 존재가 사랑을 받을 만큼 가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취한다. 이는 자신의 욕구를 내세우기보다 다른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태도를 뜻한다. 그렇게 헌신해야만 사랑 받을 수 있다고 느낀다. 또 다른 사람은 힘과 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의 우월감을 유지하려 한다. 항상 강인함을 통해 '승리'하는 위치에 있고자 한다. 이 또한 자기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들에게 실패는 자신이 가치 없음을 뜻하므로 필사적으로 승리에 매달리게 된다. 회피 대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짐으로써 자기 가치를 입증하려 한다. 즉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항상 생산적'일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이러한 면모들을 어느 정도 지니게 마련이지만, 이러한 대처가 상황 변화에 관계 없이 매우 경직된 방식으로 쓰일 때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정서적 어려움 등이 수반된다. 수치심이라는 정서를 방어하기 위해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느끼게 하는(호나이는 이를 '거짓된 자부심'으로 표현했다) 어느 한 가지 대처 양식만을 구사하다가 삶의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쉽사리 위기가 초래되는 것이다. 코헛이 narcissistic injury라고 표현한 것과도 상통한다.

 

대처 양식이 삶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음을 상담자가 알게 되었을 때 이를 내담자에게 섣불리 말하는 것은 상담 관계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그보다는 "이 대처 전략이 어떻게 내담자의 자아감의 핵심이 되고, 그들이 지닌 자기가치감의 기초가 되며, 그들 생애의 중요한 주제가 되는지를 효과적이고도 공감적으로 설명"(332쪽)해주어야 한다.

 

내담자가 경험하는 어떤 어려움이나 증상이라 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그 이유를 상담자가 인정해줄 때라야 내담자 역시 더 자기수용적인 태도로 스스로의 대처 양식을 바라보고 그것을 유지할 것인지 변화시킬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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