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중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서야 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월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마음챙김 명상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하고 이 책도 그런 다짐의 연장선상에서 샀는데, 명상 실천은 2~3달을 넘기지 못 했고 이 책도 1/3 정도 읽었을 무렵부터 지루해지기 시작해서 몇달 손을 놓았습니다.
대니얼 시겔은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 받은 의사이고,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at UCLA with training in pediatrics and child, adolescent and adult psychiatry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현재 clinical professor of psychiatry at the UCLA School of Medicine로 위키피아에 나오는데 애착이 정서, 행동, 자서전적 기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주로 연구하는 듯합니다.
한마디로 엄친아고 책도 많이 냈습니다. 양육에서의 마음챙김을 강조하면서 강연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이 책은 가장 최근작이고 올해 번역서로도 나왔습니다.
마음챙김의 과학적인 기반을 그 자신의 개념화를 통해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점이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식이죠.
Hub가 우리의 의식이 떠오르는 일종의 바다로 오른쪽 그림에서는 바닥 즉 plane입니다.
우리가 의식하는 자기의 일부는 오른쪽 그림에서 plataus(state of mind로 화살표 가리켜진 부분)를 통해 필터링된 thought, emotion, memory입니다. 왼쪽 그림에서 보자면 Rim에서 Mental Activities 부분이죠.
이런 식의 개념화를 통해서 저자가 Aware라고 보는 것은 주의를 Rim에서 Hub로 Hub에서 Rim으로 자유롭게 전환하는 것입니다.
보통 우리 주의는 Rim에 갇혀 있을 때가 많고 그것을 '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Hub 혹은 Plane을 경험하지 못 하는 이런 경직성이 다양한 가능성을 차단함으로써 괴로움을 야기한다고 보는 듯합니다.
마음챙김을 배우다 보면 너무나 자주 듣는 얘기지만 시겔의 공헌점은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그 자신의 뛰어난 추상화 능력을 통해서 시각적으로 개념화한 데 있다고 봅니다.
이런 시각화가 마음챙김에 대한 이해를 왜곡하는 부분이 분명 있을 수도 있다고 여겨지나 마음챙김을 배우려는 초심자에게는 진입장벽을 낮추는 유용한 시각적 도구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상당히 동어반복적입니다. 알맹이는 단순한데 그것을 온갖 수사로 368페이지나 늘려놨습니다(!). 같은 얘기를 이리저리 변주해서 다시 들려주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원서로 읽는 저는 참 고역이었어요. 그만 읽을까 싶다가도 이제까지 읽은 게 아까워서 끝까지 읽었습니다. 매몰비용 오류죠..
Part III에는 aware를 통한 치료적 변화의 스토리들이 실려 있습니다. 실제 치료 사례를 각색한 것 같은데 상당히 피상적입니다. 각색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가 없었나 싶다가도, 예를 들어 트라우마를 경험한 환자에게 어떤 식으로 마음챙김을 활용한 것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술했더라면 마음챙김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데 유익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Part IV에서 현재를 사는 것의 이점을 삶에 대한 혹은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는 측면에서 포괄적으로 다룹니다. 자신의 좁은 시야 안에서만 갇혀 살면 여러모로 괴로울 때가 많은데, 불혹이 가까운 지금 이렇게 협소한 시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이 책의 마지막 파트를 읽으며 돌아보게 됩니다. 아래와 같은 문단은 가끔 생각날 때 읽어보려 합니다.
If your family and society, on the other hand, send you the message that you must be the most distinguished and unique candle in the bunch, any other candle that is shining brightly becomes a threat to your uniqueness. Your tendency might be to feel inadequate in the glow of other candles, and you might even feel motivated to blow out their wicks so that your flame will be the brightest.
Now imagine a different kind of world. What if who we are is not only the wax but also the light of our flame? And when we glance at another candle that is not lit, we lean over and light their wick—we share our light. You see, it takes nothing away from us to share our energy. And what does it do to the world? It makes the world a brighter place to live.
굳이 원서로 시간 들여 가며 볼 만한 책은 아니지만, 전인적/통합적 삶이라 할 만한 것에 관심이 있다면 그 시작점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도 있을 책입니다. 관심 있는 분을 위해 번역서 링크 걸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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