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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

초보자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 Deborah Roth Ledley, Brian P. Marx, Richard G. Heimberg 공저

by 오송인 2020.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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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이 책을 스터디 교재로 읽었습니다.

 

인지행동치료의 치료 '과정'을 쉽게 풀어 설명한 책입니다. 

 

매뉴얼에 따른 특정 장애의 치료접근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고, 일반화된 치료 과정을 설명합니다.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기는 책은 아니지만 인지행동치료가 무엇인지 막연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책 읽으면서 내담자의 주관적 경험을 이해하려는 치료자의 노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인용한 문단이 특히 그렇습니다.

 

자신이 치료될 수 있을 거라는 신념은 치료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치료에 대한 내담자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치료결과를 예측함에 있어 어느 정도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161쪽

회기 내에서 잘하는 것은 지지적 치료자나 '안전한' 환경 때문이라고 귀인할 수 있다. 내담자가 스스로 시도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경험할 때, 종종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치료에서 배워 왔던 핵심 기술에 대한 충만한 확신을 느낄 수도 있다. 190쪽 

비록 노출활동이 치료자에게는 계확한대로 잘 진행된 것처럼 보였어도 내담자는 이것과 다른 경험을 했을 수 있다. 노출 기법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사후과정에 참여하여 내담자가 노출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토의하는 것이다. 250쪽 

오랜 시간 동안 심리적 문제로 고통을 받은 내담자들은 자신의 문제가 사라진 것이 마치 삶에서 뭔가를 놓친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중략) 치료자는 내담자의 이런 신념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신념들은 대부분 치료에 대한 비용과 이득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드러난다. 또 이와 관련하여 치료가 끝나면 삶을 어떻게 계획할지에 관해 질문함으로써 알 수 있다. 그들이 현재 상실했다고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이 간격을 좁히기 위해 문제 해결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터전을 잃은' 것에 대한 걱정을 치료에서 함께 다루어야 한다. 282쪽

 

상담은 상담자가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내담자의 경험을 거듭 확인하며 상담자-내담자가 공유하는 경험의 폭을 늘려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상기합니다.

 

그 폭이 넓어지는 것이 라포가 두터워지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자명해 보이는 것도 물어물어 조심스레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늘 가던 길을 반대로 걸으면 그 길이 전혀 새로운 길로 느껴집니다. 산을 탈 때 그런 걸 특히 많이 느낍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어떤 방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이렇듯 경험이 달라지기 때문에 내가 보는 진실이 꼭 내담자가 보는 진실은 아닐 수 있음을 거듭 마음 속에 새기며 가야함을 이 책에 제시된 치료 과정과 치료자의 태도에서 배웁니다.

 

더불어 치료에 대한 현실적 기대를 갖게끔 내담자를 심리교육하는 것만큼이나 치료자/상담자 스스로도 치료/상담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있는지 매번 점검해야 함을 배운 게 이번 책의 또 다른 중요한 배움입니다.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반치료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운 적이 있어서 더 와닿습니다.

 

많은 경우, 내담자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많이 개선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담자의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려는 목표는 비현실적이고, 초보 치료자를 실패자로 만들 수 있다. (중략) "내 목표는 특정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다루기 위해 내담자가 인지행동적 접근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나는 그 문제를 다루는 데 효율적이면서도 검증된 인지행동적 기법들을 가르칠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22쪽

치료자는 치료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내담자를 치료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다. 266쪽

아마도 치료를 배우는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무반응적인 내담자에 대한 집착을 멈추고 치료를 중단하는 시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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