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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정신병리

양극성 장애와 과민함(irritability)

by 오송인 202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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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 장애에서 조증과 경조증의 공통된 행동 증상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평소보다 활동이 많아지고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말의 속도가 빨라지고

성격이 보다 외향적/사교적으로 변하고

평소보다 잠을 적게 잤는데도 피곤하다는 느낌이 덜 들고

평소보다 지출이 많아지고

평소보다 더 도전적/진취적으로 행동합니다.

 

조증이라고 하면 기분이 극단적으로 좋은 상태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조증이든 경조증이든 양극성 장애를 지닌 환자는 업된 기분이나 다운된 기분보다는 평소와 다르게 지나치게 예민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그렇고 타인이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양극성 장애의 진단 기준 중 하나가 과민한 기분(irritable mood)입니다.

 

내 머리나 행동이 돌아가는 속도만큼 타인이 따라오지 못한다고 느끼면 자연스레 마음이 조급해지고 별일 아닌데도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쉽게 짜증을 낼 수밖에 없으니 일에 주의집중하기가 어렵겠죠. 경조증을 경험한다 하더라도 조울증처럼 약물치료를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는 경우는 적습니다. 대체로 평소와 같은 사회적/직업적 기능 수준을 유지하면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과민함으로 인해서 주의집중이 어렵고 일의 효율이 저하되기 쉽습니다.

 

가족과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경미한 짜증에서부터 폭발적인 분노 표출까지 화가 빈번하니 가족과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되기 십상입니다. 조울증이나 경조증 모두 스스로가 자각하기보다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고 병원에 환자를 데려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평소와 다르게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게 됨은, 조증 삽화나 우울 삽화의 한 가운데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으나, 조증 삽화에서 우울 삽화로의 기분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즉 우울 삽화에서 조증 삽화로 넘어가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양극성 I형이나 II형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과민함을 증상의 재발이나 삽화 변화의 신호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평소에 스스로의 기분 상태를 잘 모니터링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팔로우하는 해마라는 닉네임을 쓰는 트위터리안께서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하여 기분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차트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수면시간, 약물, 물질(, 카페인), 증상, 기분에 영향을 미친 환경적 요인 등을 기록하여 기분과의 관련성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든 아주 유용한 자료입니다. 원작자께서 강조했듯이 각자에게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고요. 허락을 받아 링크 공유합니다.

 

docs.google.com/spreadsheets/d/1HtxTTDmNxJ4M8EZB7Y-qyEj8DaXhjzS90bG1TuWfljw/edit#gid=2054906895

 

기분 차트

사용 방법 사용 방법 파일-사본 만들기로 사본을 만들거나 다운로드받아 사용해주세요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트위터 @psychoseahorse로 DM 주세요. 수정 권한 요청 금지 기록 방

docs.google.com

참고한 글)

www.bphope.com/all-the-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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