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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정신병리

비전형적 우울증(Atypical Depression)

by 오송인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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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수퍼바이지께서 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옮겨 옵니다.

 

멜랑꼴리 타입과 비전형 타입을 구분하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비전형 타입의 진단적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존재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 Atypical 의심 시 면담에서 질문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Atypical 진단 기준 보면 아래와 같은데요. 과도한 수면이나 식욕 증가 등을 보고하는 경우에는 아래 진단 기준에 맞춰서 물어보면 됩니다.

 

A. Mood reactivity

B. 아래에서 두 개 이상

  1. Significant weight gain or increase in appetite

  2. Hypersomnia

  3. Leaden paralysis

  4. A long-standing pattern of interpersonal rejection sensitivity

C. 같은 기간에 멜랑꼴리 양상이나 with catatonia에 해당되지 않는다

 

A는 긍정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예상할 때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지 인터뷰에서 확인하면 될 것 같아요. ‘최근에 기분 좋았던 일이 뭐가 있는지물어보고 없다고 하면 이전 같았으면 기뻤을 일인데 그다지 기쁘거나 행복하지 않았던 일이 무엇이 있는지다시 한 번 물어보면 좋죠.

 

B에서 체중 변화와 식사는 제 경우에는 루틴하게 물어보는 질문이고요. 가령 체중이 얼마인지, 최근 한두달 사이에 체중이 급격하게 늘거나 빠졌는지. 식사는 하루에 몇 끼나 드시는지. 평소보다 더 먹거나 덜 먹는 것은 아닌지 물어봅니다.

 

Leaden paralysis는 팔 다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인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진단기준으로서의 효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환자분이 보고할 때도 팔 다리가 무거워진다고 말하기보다는, 예를 들어 '온몸이 물먹은 솜 같다.', '늘 처지는 기분이다.' 뭐 이 비슷한 표현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4번도 Atypical depression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가령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큰 회피성 성격이나 유기불안이 큰 경계선 성격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특질입니다) 1번과 2번이 충족될 경우에만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 같습니다.

 


 

*멜랑꼴리 타입과의 구분

 

결과적으로 AB.1, B.2, 그리고 C를 중심으로 하여 세부 진단을 결정하게 되는데, A, B가 해당된다 하더라도 C에서 걱릴 수 있습니다. 멜랑꼴리 양상이 아니어야 하는데, 특히 MMPI에서 INTRSi, RC2가 모두 상승했을 때는 긍정적 정서 경험의 결여를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사인이 있다면 비전형 우울 진단기준에서 A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바꿔 말하면 멜랑꼴리 타입 진단기준에서 A.1 loss of pleasure A.2 lack of reactivity to usually pleasurable stimuli에 해당 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고요. 

 

발병 시기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멜랑꼴리 타입보다 비전형 타입의 발병 시기가 더 앞서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끝으로 사견이지만, 글 서두에 적었듯이 반응성 우울(즉 비전형 타입)과 내인성 우울(즉 멜랑꼴리 타입)을 구분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문제이기 때문에 DSM-5에서 서브타입으로 구분을 해놓았지만 임상에서는 그 효용이 크지 않은 것 같아요. 멜랑꼴리 타입이라 하더라도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전혀 안 받는다고 볼 수 없고 반응성 우울이라고 해서 유전을 비롯한 생물학적 영향이 전혀 없이 외부 사건에 의해서만 발생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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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한 우울(melancholic depression)의 개념

멜랑꼴리하다는 것의 임상적 개념이 궁금하다는 수퍼바이지의 좋은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DSM-5가 우울증 세부진단을 만들어놓기는 했지만 좀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어디까지가 멜랑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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