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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

제텔카스텐 / 숀케 아렌스

by 오송인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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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글의 주제와 개요를 정한 이후 자료를 찾아서 살을 붙이는 하향식 과정이 아니라 여러가지 생각들의 연관 속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발전시킬 만한 주제나 생각이 찾아오는 상향식 과정에 가깝다는 것이 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이런 생각에 비추어 본다면, 어떤 생각으로 발전될지 모르지만 일단 메모를 꾸준히 하고, 메모 간의 연관성 여부를 의식적으로 검토해 보려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것이 제텔카스텐의 핵심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작에 제텔카스텐 방식으로 독서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계적으로 발췌만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쓸모가 없습니다. 저자는 이것을 "독서를 전혀 하지 않는 것"과 다름 없다고 봅니다. 배움은 텍스트가 위치한 기존 맥락에서 핵심만 자기 생각으로 번역하여 자신의 사고 맥락에 이식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내가 지금 발췌하고 있는 이 문장 혹은 문단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글로 써보고, 기존의 메모와 어떤 식으로 연결지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이렇듯 아이디어를 가지고 놀 수 있으려면, 추상화하고 재명시(re-specification)하는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원래 맥락에서 해방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문헌 메모를 작성해서 이것을 메모 상자 속 다양한 맥락과 연결하기 위해 영구보관용 메모를 만드는 작업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p. 188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 성공하면, 메모를 추상화하고 재명시된 영구보관용 메모로 만들고, 영구보관용 메모들 간의 연결을 만들고자 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은 이렇게 습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제텔카스텐 방식이 아무리 훌륭해도 습관이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겠죠. 최종적인 목표는 "읽고 생각하고 글 쓰는 일을 계속"하며 아이디어간의 비선형적 관계를 포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덧. 이 책에는 직접적인 메모의 예시라든지 메모를 연결시켜 실제로 하나의 글을 작성하는 방법의 실례가 실려 있진 않습니다. 각자만의 방식을 생각해 보는 것이 제텔카스텐에서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저자의 결정 같고요. 다만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많고, 옵시디언(노트테이킹앱)을 활용한 제텔카스텐 활용에 관한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 영상을 만든 분이 12월에 책도 내신다네요.

 

https://www.classu.co.kr/class/classDetail/6862?C6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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