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영어에 몰두하다 보니 자연스레 제 아이들의 영어 교육에도 관심이 생깁니다.
와이프와 저는 사교육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는 합의가 어느 정도 돼 있습니다.
쓰지 않는다기보다 쓸 돈이 없습니다.
돈이 없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가정교육은 독서입니다.
일전에 최승필이 쓴 공부머리 독서법에서도 강조했던 부분입니다.
저자의 견해에 백프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독서 교육은 사회경제적 계층 혹은 계급상에서 낮은 위치에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조기영어교육전공 주임 교수를 역임한 고광윤 교수의 책은 공부머리 독서법의 원서 버전 같습니다.
원서 다독은 유창한 영어로 가는 효과적인 방식임을 강조하며, 어릴 때부터 영어책 읽기와 친해질 수 있게,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집안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함을 반복합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하는 말을 보면 이 책의 목적이 다시 한 번 분명히 드러나고, 그 목적에 이백프로 공감합니다.
"(영어책 읽기는) 아주 특별한 언어적 재능이나 끈기를 지닌 아이도 아니면서, 부모의 경제적 능력 덕분에 어릴 때부터 고비용의 영어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아이도 아닌 평범한 다수의 보통 아이들이 영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무이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소리 없는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대입에서 사교육 자체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강하게 갖고 있지만 사교육을 가능케 하는 사회경제문화적 배경이 대입을 매개로 하여 대물림된다는 사실에는 아마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전쟁에서 승산이 거의 없다면, 할 수 있는 최선은 고광윤이 말하듯이 어릴 때부터 영어와 친숙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 생각하고, 최소한 영어 독해력을 향상시켜 정보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주는 것이 조금은 더 나은 아이의 미래를 가능케 하는 길이라 여깁니다.
부모님들 마음이 대체로 비슷할 것으로 여겨지고요. 그러니 있는 돈 없는 돈 영어 교육에 쏟아붓는 것일 텐데, 저도 돈이 있다면 영어 사교육만큼은 시켰을 테지만 그럴 돈이 없으니 제가 조금 더 부지런히 아빠표 영어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주부터 하루 한 권 1분 정도 쉬운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고 이를 네이버 블로그에 기록 중입니다.
그런데 예상했던 대로, 쉽지 않습니다.
한글 읽기가 되는 수준에 오른 다섯 살 딸은 그만큼 영어 책에 대한 거부감을 보입니다.
동영상도 영어로 틀어놓으면 한글로 틀어달라고 저항감을 다소 보였는데, 영어로 틀어준다는 원칙을 고수하니 이제는 영어로 틀어줘도 즐기면서 봅니다. 영어 그림책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네요.
시행착오가 많을 것 같고, 영어책 읽기의 힘을 읽었으니 그 시행착오를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목차를 보시면(더보기 클릭) 이 책이 얼마나 다방면에서 꼼꼼하게 영어책 읽기에 접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목차
1장 | 아이들의 영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01. 대체 비결이 뭔가요?
02. 그래서 책을 읽으면 어떤 점이 진짜로 좋다는 거죠?
03. 왜 굳이 영어책을 읽어야 하죠?
04. 우리 아이는 책 읽기를 싫어해요
2장 | 모든 것은 귀에서 시작된다
01. 진짜 영어책 읽기는 귀에서 시작된다
02. “충분한 듣기 우선”은 왜 제대로 실천되지 않을까?
03. 읽어주기: 영어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최고의 방법
04. 동영상 시청: 영어를 보고 듣는 최고의 방법
05. 아이가 TV나 영화만 보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06. 영어를 전혀 모르던 아이가 어떻게 영어를 듣고 이해하게 될까?
07. 영어 파닉스, 즐기다 보면 저절로 해결된다
08. 영어 동영상은 어떤 것들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
09. 추천 영어 동영상 시리즈 Best 15
10. 흘려듣기와 집중듣기 유감
11. 흘려듣기도 집중듣기도 아니라면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3장 | 영어책 읽어주기, 이렇게 한다
01. 영어책 읽어주기의 진짜 효과
02. 영어책 읽어주기는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03. 영어를 모르는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능할까?
04. 영어책을 읽어주는 요령: 그림 읽기
05. 영어책을 읽어주는 요령: 읽어주기
06. 실력 없는 엄마나 아빠가 읽어주면 아이가 실망하지 않을까?
07. 엄마 아빠의 엉터리 발음이 아이의 영어 발음을 망치지는 않을까?
08. 그래도 발음이 걱정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09. 보통 엄마 아빠의 영어 실력 향상 비법: 노래방 가수 되기
10. 보통 엄마 아빠의 영어 실력 향상 비법: 영어 고수 되기
11. 아이가 모르는 단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12. 아이가 계속 책만 읽으려고 해요, 독후 활동도 중요하지 않나요?
13. 어렵지 않으면서 영어책 읽기에 진짜로 도움이 되는 독후 활동 열 가지
14. 영어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뭐가 문제일까요?
4장 | 영어 파닉스 학습의 허와 실 그리고 학습 방법
01. 파닉스의 진짜 역할
02. 파닉스를 공부했는데 왜 영어책을 제대로 읽지 못할까?
03. 파닉스 공부는 꼭 해야 하는 것일까?
04. 파닉스 학습의 성공 4원칙
05. 파닉스 학습에도 바람직한 순서가 있다
06. 규칙도 예외도 많아 난감한 영어 파닉스,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07. 최우선 추천 파닉스 규칙 세 가지
08. 아이가 블렌딩을 어려워해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09. 파닉스 교재와 워크북이 정말 많네요,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요?
5장 | 영어 단어, 이렇게 공부하면 된다
01. 일견어휘가 뭐예요? 그게 왜 중요하죠?
02. 일견어휘에는 어떤 단어가 몇 개나 있을까?
03. Fry 일견어휘는 Dolch 일견어휘와 어떻게 다를까?
04. 어떤 일견어휘 목록이 가장 좋을까?
05. 그래서 당장 어떤 단어를 알아야 한다는 거죠?
06. 단계별 읽기책을 읽으려면 어떤 단어를 몇 개나 알아야 할까?
07. 일견어휘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08. 단어 카드 학습의 효과와 문제점 그리고 해결 방법
09. 단어 카드를 사용하는 매우 특별한 요령
10. 소리 내어 읽기도 잘하고 단어도 많이 아는데 읽기가 늘지 않아요
6장 | 아이에게 알맞은 영어책을 고르는 기준과 요령
01. 알맞은 영어책 선정을 위한 두 가지 핵심 기준
02. 아이에게 읽어줄 영어책 고르기
03. 아이가 혼자서 읽어나갈 영어책 고르기
04. 수준에 맞는 영어책을 고르는 첫 번째 요령: 다섯 손가락 규칙
05. 수준에 맞는 영어책을 고르는 두 번째 요령: 98% 법칙
06. 이독성 공식 제대로 이해하기
07. 약간 어려운 책이 학습에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08. 파닉스만으로 읽을 수 있게 만든 책은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09.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운 책을 골라 오면 어떻게 해야 하죠?
10. 수상작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요 (미국편)
11. 수상작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요 (영국편)
12. 수상작은 이렇게 활용하라
13. 수상작만 해도 너무 많네요, 정말 좋은 것만 추려줄 수는 없나요?
14. 우리 아이들을 위해 고르고 고른 수준별 영어 그림책 240권
7장 | 본격적인 영어책 읽기와 다독의 성공 비법
01. 혼자서 읽을 준비가 되었는지 알아내는 방법
02. 영어책을 혼자서 읽어나가도록 돕는 요령
03. 함께 읽기, 혼자 읽기를 쉽고 즐겁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
04. 아이가 실수하거나 잘 모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05. 문맥적 단서를 활용해야 한다고? 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지?
06. 소리 내어 읽기와 눈으로 읽기, 어느 쪽이 나을까?
07. 같은 책 반복과 새 책 읽기, 어느 쪽이 좋을까?
08. 물어보면 모르는 단어가 많은 것 같아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09. 영어책 읽기를 더욱 신나는 일로 만들어줄 네 가지 키워드
10.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도서관 이용 비법
11. 영어책 읽기에 진짜 도움이 되는 보상 제공 방법
12. 유창한 영어 읽기를 위해 꼭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다독 원칙
에필로그 아직도 열심의 부족이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부록
01. TV용 애니메이션 시리즈 추천작
02. Dolch 일견어휘 목록
03. Fry 일견어휘 목록
04. 필수 일견어휘 목록 (268단어)
05. 단계별 읽기책 필수 어휘 (779단어)
06. 수상작 및 기관 추천 영어 그림책 베스트 104권
07. 영어 그림책 추천 240선
핵심 용어 설명
참고 문헌
남자 교수가 쓴 글이지만 그 역시 아이를 넷이나 둔 부모입니다. 책에 언급되는 내용들은 연구 결과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가 네 자녀에게 실천해 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운 것들이기도 하기 때문에 상당히 신뢰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노력해야 되나?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부분 아닌가? 되묻게 되는 대목도 있습니다.
일견어휘는 일정 시간을 할애애 매일 조금씩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아이의 학습 능력에 따라 한 번에 5개 내지 10개의 단어를 한 그룹으로 묶어 공부하되 반복을 통해 충분히 숙달되도록 합니다. 단어를 읽어내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측정하여 갈수록 빠르게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말 그대로 보자마자 읽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p. 243
저자는 그만큼 노력과 정성을 쏟은 것 같고, 이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노력에 감탄하게 되기도 합니다. 제가 저 정도 수준으로까지 하지는 못할 것 같고, 저자가 재미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기도 한 바, 가족이 다같이 서점/도서관 놀러가서 영어책 구경도 하면서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영어책 읽기가 얼마나 즐거운 활동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게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다만, 영어책 읽기 습관 형성 초기에, 이미 한글에 익숙해진 다섯 살 아이가 영어책에서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면 과욕일 것입니다. 어쩌면 초기에는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울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이에 최대한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양치를 하듯이 날마다 빠짐없이 영어책 읽는 습관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영어 동영상이 그랬듯이 자주 보면 친숙해집니다. 친숙해지면 즐거움을 경험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영어책 읽기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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