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옵시디언 볼트의 첫 메모 생성일은 2021년 11월 18일입니다. 그로부터 673일이 지난 2023년 9월 21일에 메모 1000개를 달성했습니다. 거의 2년이 걸렸네요.
그동안 무엇을 경험했고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모아둔 메모로 매주 한 편의 글을 발행
무엇보다 메모의 가장 큰 효용은 글을 쓰게 한다는 점이다. 메모를 한다는 것은 언젠가 써먹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자신과 하는 약속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글쓰기 재료로 써먹어야 한다. 그래야 메모한 이유를 뇌가 분명히 알아차려 다음에도 메모하려고 노력한다. - 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94주 동안 매주 한 편씩 글을 썼다는 점입니다. 메모 모으기 전에는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메모를 몇 개 모으지 않았던 시점부터 글을 썼고, 메모를 연결해서 쓴 첫 글이 2021년 12월 17일에 발행한 [1000개의 메모 1주차 연결] 책쓰기의 재미를 느끼려면입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대로 1) 꾸준히 쓰고 2) 귀납적인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작년에 [브런치북] 방황하는 마음에는 메모를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가치 있게 여기는 행동에 전념하는 데 기록이 도움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메모 모아 글쓰기 관련 유료 모임 및 화상 발표
메모를 모아 매주 한 편의 글을 쓰는 유료 모임을 올해 봄에 개설하여 한 달 정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1] 메모 모아 글쓰는 방법에 관한 줌 발표[2]를 하기도 했고요. 전공 이외의 영역에서 제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로 다른 사람의 궁금증을 일부 해결할 수 있다는 경험이 작지만 큰 자산이 되었다고 느낍니다.
읽고 들은 것을 상세히 기억할 수 있게 됨
메모를 모으게 된 직접적 계기는 메모라는 행위를 통해 읽고 들은 것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어도 얼마 지나 내용을 잊게 되고, 심지어 서평을 쓴 책도 망각이라는 점에서 서평을 쓰지 않은 책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느끼는 데 수반되는 허망함이 저를 메모하게 만들었습니다.[3]
결과는? 읽고 들은 내용 중 기억할 만한 것은 거의 1~3일 안에 옵시디언에 메모를 합니다. 모아둔 메모를 리뷰하면서 글을 쓰면 나중에 읽고 들은 것이 기억에 잘 남습니다. 메모 - 리뷰 - 아웃풋 산출이라는 적극적인 학습의 과정을 거친 내용이 기억에 남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다크호스라는 책을 2022년 초에 읽고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블로그에 서평을 남겼습니다. 그 해 8월에 이 책을 추천한 친구와 만나서 이 책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책의 내용을 신이 나서 말하자 정작 추천한 친구는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듯한 눈치였습니다.
무언가 읽거나 듣다가 마음의 울림을 주는 내용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메모로 작성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 간격을 두고 메모를 리뷰하며 그 때 읽거나 들었던 것에 관해 글을 쓰는 것은 최고의 기억술입니다. 글 쓴 것을 SNS에 공개하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얘기하면 더 좋습니다.
기록을 통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해야 할 일을 함
다들 저마다의 걱정을 안고 삽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프리랜서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메모를 시작했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기록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4] 걱정거리를 적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꼈고, 정돈된 마음 상태로 일상의 우선순위나 대처 방안 등을 다시 기록함으로써 상황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자체 평가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2년 동안 너무 힘들다고 느껴지는 상황도 간혹 있었지만, 그럴 때조차 그간 내가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걸어온 기록을 보면서 해야 할 일을 하곤 했습니다.[5] 매주 한 편의 글쓰기가 그렇고, 매일의 영어공부가 그렇습니다.
앞으로?
업무에서도 메모를 1000개 정도 모으면 똑똑 일잘러가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섭니다. 현재 150개 정도 모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업무 메모도 더 적극적으로 모아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관심 주제로 메모를 모아서 책 쓰는 과정을 지속할 생각입니다. 올해는 지속 가능한 영어공부라는 주제로 영어공부 관련 글을 계속 써왔습니다. 글이 20편 이상 모여서 이만하면 어지간한 영어공부라는 제목으로 이번 달 안에 브런치북 발간 예정입니다. 메모의 유익이 이리 큽니다. 메모 습관 한번 들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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