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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673

10만 원 정신장애와 관련된 글을 한 편 써서 10만 원을 벌었다. 쓰는 데 10시간 걸렸으니 시급 만 원이다. 원래 네 편 정도 써주기로 했으나 가성비가 좋지 않아서 그만 하기로 했다. 스팀잇을 제외하면 글을 써서 돈을 번 첫 경험이다. 요즘에 상담하는 것도 힘들고, 심리평가 일도 너무 많아서, 글로만 먹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판타지를 펼쳐본다. 2018. 12. 17.
단상 산업인력공단 임상심리사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 예전에는 나도 이 자격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대안 없는 비판은 무용하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떠나서, 이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한 번쯤 생각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글) 제도에 대한 비판이 종종 사람에 대한 비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다른 사람이 무슨 자격을 가졌든 그 자격으로 뭘 하든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그 자격으로 비윤리적이고 위법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건 사법 당국이 판단할 일이다. 그 시간에 임상심리사(보건복지부에서 자격 부여 받았든 학회서 받았든)로서의 자신이 얼마나 내담자와의 상담이나 심리평가 보고서 작성에 품을 들이고 있는지 돌아보는 게 낫다. 산공.. 2018. 12. 15.
마카오(2018.12.02-12.05) part 3 마카오에서의 셋째날이 밝았다. 스튜디오시티 호텔을 떠나 JW 메리엇으로 걸어가는 도중 본 JW 메리엇 호텔의 위용. 코타이빌리지는 호텔을 조금만 벗어나면 여전히 이렇게 공사 중인 곳이 많다. 도보로 15~20분 정도인데 스튜디오시티에서 갤럭시 호텔로 가는 셔틀은 있지만 JW 메리엇으로 가는 게 없고, 갤럭시에서 메리엇으로 가려면 또 좀 걸어야 했다. 메리엇까지 택시 타고 가기에는 애매해서 구글맵 켜고 딸 유모차에 태우고 걸었다. 마카오에서 택시는 끝내 이용하지 않았다. 이 호텔 첫인상이 좋다. 일단 이상한 향수 냄새가 안 나고, 프론트데스크 남자 직원이 정말 친절함의 끝판왕이다. 세심하고, 우리가 미처 신경쓰지 못 한 부분까지 챙겨주려고 애쓰는 게 느껴졌다. 5성급 호텔은 시설도 좋고 친절함에서도 남다르.. 2018. 12. 14.
as if 우리 딸은 아직 마치 ~인 것처럼(as if) 가장할 수 있는 능력을 탑재하지 못 했다. 엄마놀이 아빠놀이를 할 수 있을 만한 짬밥이 되려면 아직 더 커야 한다는 뜻이다. '놀이'란 것을 할 수 있으려면 의미를 대상물과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다란 젓가락(대상물)에서 반찬을 집어먹는 데 사용하는 도구라는 의미가 떨어져나가고 칼이라는 의미를 획득하지 못 한다면 놀이가 시작될 수 없다. 젓가락이 젓가락도 되지만 동시에 칼도 될 수 있고 마술지팡이도 될 수 있다. 대상물에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상징'이다. 우리 딸처럼 24개월 미만의 아이는 상징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빠가 아빠이면서 동시에 호랑이나 괴물처럼 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 한다. 내가 호랑이나 .. 2018. 12. 13.
마카오(2018.12.02-12.05) part 2 둘쨋날 아침에 숙소에서 바라본 파리지앵 호텔의 모습이다. 먹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호텔 조식에도 그다지 기대가 없었다. 조식 먹는 공간이 이런 느낌이다. 넓직하고 여유롭고, 특별히 맛있지도 않지만 맛없지도 않은 무난함이 나쁘지 않았다. 마카오 반도로 넘어가려고 호텔을 나섰는데, 겨에 땀이 날 정도로 날씨가 더웠다. 12월 초만 돼도 초가을이라기보다 늦여름에 가깝다. 덥다. 반팔 필수. 텅텅 비어 있던 버스는 마카오 반도로 가려는 호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와이프는 접혀진 유모차를 한손에 들고, 나는 아이를 안고 낑낑 거리며 버스에 올랐다. 택시를 타고 싶었으나 택시 편리하게 잘 이용했다는 후기도 있는 반면 바가지요금이 극성이라는 얘기들도 있어서, 혹시라도 기분 나쁜 일을 당할 .. 2018. 12. 10.
마카오(2018.12.02-12.05) part 1 18개월 아기와 함께 극한 체험을 하고 왔다. 출발 전부터 딸이 열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상태라 안절부절했는데 결국 마카오 가서 열은 없었지만 구내염이 도졌다. 엄마가 제일 고생하고 아빠도.. 요즘에 이직해야 되나 싶을 정도로 원장이 검사를 많이 내고 있고(5일 동안 풀 네 개 정도), 토요일 상담 3~4사례를 9개월 동안 지속하는 것도 알게 모르게 힘에 부쳤던 것 같다. 소진되기 딱 좋은 이런 상황에서 여행 스케줄 짜는 것도 좀 일이었다. 아기가 있다 보니 고려해야 할 것이 더 많아져서 없는 시간 짜내 틈틈이 여행을 준비했다. 출발하는 날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한 시간 반 동안 최종적으로 스케줄을 수정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향했다. 와이프는 짐 싸느라 한숨도 못 잤다고 한다. 딸이 예민하고 겁 많은 편이라.. 2018. 12. 10.
완벽한 아이 팔아요 꼰대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제일 꼰대가 되기 쉽다.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딸이 제일 엄마처럼 살기 쉽다. 누구누구처럼 행동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말은 너무 가볍다. 신뢰할 수 있는 것은 행동뿐인데, 그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행동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는 자신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을 너무 믿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을 너무 안 믿어도 문제지만 너무 믿으면서 호언장담하는 것도 문제다. 나 또한 다른 사람(그게 엄마든 꼰대아저씨든)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사람임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 또한 강물에 유유히 떠내려가는 다른 수많은 낙엽들과 다를 게 없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함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실상.. 2018. 12. 7.
마카오 여행(feat 영어 모지리) #1마카오 여행 중 미슐랭 별을 세 개나 받았다는 The Eight 레스토랑에 갔다. 미슐랭 별 세 개 받은 레스토랑이 세계에 단 50곳뿐이라고 한다.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아시아계 미녀 직원이 와서 유창한 영어로 주문을 받았다. 8월부터 리스닝을 틈틈이 해왔는데.. 하나도 안 들린다. 결국 누군가의 블로그에 있는 메뉴를 그대로 시켰다. 호주에서 1년 정도 체류한 적이 있는 와이프 말에 따르면 에피타이저는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는데, 난 무슨 말인지 1도 알아듣지 못해 시선을 못 마주치고 이런 표정만.. #2호텔에서는 멀티플러그 좀 달라고 말하니 못 알아듣는다. 와이프가 adapter라고 하니 그제서야 알아듣는.. 정확히는 Do you have a adapter? 라고 한 것 같다. 난 이런.. 2018. 12. 6.
마카오 여행 사전 준비 중(feat. 전화영어) 이번 주 일요일부터 다음 주 수요일까지 마카오 여행을 간다. 틈틈이 여행 계획을 짰다. 영어보다 중국어와 포르투갈어 쓰는 지역이라 뭔가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기분이다. 3박4일 동안의 동선도 다 짜고 레스토랑도 정하고, 귀찮은 숙제를 해결하니 마음이 좀 편하다. 오늘은 레스토랑 예약을 네 곳 했다. 미슐랭 별 받은 레스토랑(the eight, zi yat heen)은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해서 편한데, 전화 예약만 되는 매캐니즈 레스토랑이 한 곳 있어서 그간 영어 공부한 것도 시험해 볼 겸 무모하게 국제 전화를.. 언제 몇 시에 몇 명 간다는 것까진 설명했는데 이후로 뭔가 의사소통의 에러가 생겨버렸다. 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 해서 불러줬는데 그 이후로 소통이.. 결국 그 날 그 시간 비워두긴 할 건.. 2018. 11. 27.
상담 및 심리치료의 기본기법 상담 관련 교과서가 많은데 그 중 어떤 것을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폭풍 블로그 검색하다가 어떤 상담심리사 선생님이 이 책을 추천한 글을 보게 돼 구매한 책입니다. 그 선생님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데요. 초보 상담자가 궁금해할 만한 내용들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답변이 실려 있습니다. 모두 저자의 실제 경험에 근거하기 때문에 저자가 하는 말이 귀에 잘 들어옵니다. --- 올해 3월부터 총 몇 회기나 제가 상담을 진행했는지 세어보니 80회기 정도 되더군요. 8명 정도 상담했는데 그 중 대부분이 예상치 못 한 시기에 조기종결(drop-out) 됐습니다. 부모와 라포 형성에 실패했다거나 주말에 힘들게 시간 빼서 오는 내담자에게 공감적으로 반응하는 데 실패했다거나 내담자가 거주지를.. 2018.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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