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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일상274

올해 목표 인생은 긴데 대학원 입학 이후로는 내일은 없는 경주마마냥 달려 왔다. 대학원 입학한 이후부터 계산하면 이제 나도 10년차다. 전문가 취득 이후로는 4년차고. 올해는 덜 달리고 일 덜 벌리고, 가족에게 집중하는 것이 목표다. 와이프는 이런 내 얘기를 듣고 일기 좀 쓰라고 핀잔을 주는데, 틀린 말도 아니다. 성과중심적 목표 설정과 그에 수반하는 안티마음챙김적 생활이 병이라면 병이다. 상담심리사 2급은 공개사례발표 두 번 정도만 채우면 되는데 센터를 2월까지만 하는 상황에서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야기를 샛길로 조금 돌리면, 아무리 초보 상담자라지만 회기당 1만 얼마 받고서는 내담자에게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나오게 됐다. 만 4년을 일해도 회기당 상담료가 고작 몇천 원 오른다. 비정상적인 급여.. 2019. 1. 5.
딸의 재롱 친할머니 집에 놀러 갈 때마다 친할머니에게 안기는 것도 싫어하던 녀석이 어제는 뽀뽀도 해주고(물론 내가 딸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뽀뽀에 대한 보상으로 주겠다고 조건을..;) 엄빠가 잠깐 잠에 빠진 사이에 친할머니와 30분 정도 놀기도 하고 여러모로 재롱을 많이 떨었다. 아빠보단 엄마가 좋고 아빠는 외할머니보다도 아이 마음 속에서 밀려날 때가 많지만, 어제는 잠자리에 누워 한참을 아빠 품에 안겨 있는다. 딸에게 나는 아기 냄새가 너무 좋아서 코를 킁킁거리고 있으면 딸이 저리 가라고 그 작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사래를 치지만 그것마저도 귀여워서 더 장난을 친다. 아이 때문에 몸도 마음도 힘들 때가 있지만 그만큼 같이 웃고 사랑을 키워가는 시간도 많다. 어제는 딸의 재롱에 친할머니와 아빠 마음이 따뜻해졌다. 2018. 12. 24.
10만 원 정신장애와 관련된 글을 한 편 써서 10만 원을 벌었다. 쓰는 데 10시간 걸렸으니 시급 만 원이다. 원래 네 편 정도 써주기로 했으나 가성비가 좋지 않아서 그만 하기로 했다. 스팀잇을 제외하면 글을 써서 돈을 번 첫 경험이다. 요즘에 상담하는 것도 힘들고, 심리평가 일도 너무 많아서, 글로만 먹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판타지를 펼쳐본다. 2018. 12. 17.
단상 산업인력공단 임상심리사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 예전에는 나도 이 자격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대안 없는 비판은 무용하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떠나서, 이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한 번쯤 생각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글) 제도에 대한 비판이 종종 사람에 대한 비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다른 사람이 무슨 자격을 가졌든 그 자격으로 뭘 하든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그 자격으로 비윤리적이고 위법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건 사법 당국이 판단할 일이다. 그 시간에 임상심리사(보건복지부에서 자격 부여 받았든 학회서 받았든)로서의 자신이 얼마나 내담자와의 상담이나 심리평가 보고서 작성에 품을 들이고 있는지 돌아보는 게 낫다. 산공.. 2018. 12. 15.
as if 우리 딸은 아직 마치 ~인 것처럼(as if) 가장할 수 있는 능력을 탑재하지 못 했다. 엄마놀이 아빠놀이를 할 수 있을 만한 짬밥이 되려면 아직 더 커야 한다는 뜻이다. '놀이'란 것을 할 수 있으려면 의미를 대상물과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다란 젓가락(대상물)에서 반찬을 집어먹는 데 사용하는 도구라는 의미가 떨어져나가고 칼이라는 의미를 획득하지 못 한다면 놀이가 시작될 수 없다. 젓가락이 젓가락도 되지만 동시에 칼도 될 수 있고 마술지팡이도 될 수 있다. 대상물에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상징'이다. 우리 딸처럼 24개월 미만의 아이는 상징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빠가 아빠이면서 동시에 호랑이나 괴물처럼 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 한다. 내가 호랑이나 .. 2018. 12. 13.
완벽한 아이 팔아요 꼰대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제일 꼰대가 되기 쉽다.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딸이 제일 엄마처럼 살기 쉽다. 누구누구처럼 행동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말은 너무 가볍다. 신뢰할 수 있는 것은 행동뿐인데, 그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행동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는 자신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을 너무 믿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을 너무 안 믿어도 문제지만 너무 믿으면서 호언장담하는 것도 문제다. 나 또한 다른 사람(그게 엄마든 꼰대아저씨든)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사람임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 또한 강물에 유유히 떠내려가는 다른 수많은 낙엽들과 다를 게 없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함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실상.. 2018. 12. 7.
Atomic Habits에서 발췌 All big things come from small beginnings. The seed of every habit is a single, tiny decision. But as that decision is repeated, a habit sprouts and grows stronger. Roots entrench themselves and branches grow. The task of breaking a bad habit is like uprooting a powerful oak within us. And the task of building a good habit is like cultivating a delicate flower one day at a time. 습관 형성에 관한 현실적이고 .. 2018. 11. 2.
2018년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블로그 운영에 관한 다짐 Low만큼 우울한 정서를 잘 그려내는 밴드도 없는 것 같아요.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네요. 올해 정말 여러가지 일을 벌렸습니다. 새로운 직장에 적응해야 했고 육아도 서포트해야 했는데(+와이프 바가지도 견뎌야 했고 ㅎ), 아이를 낳아서 그런가 더 파이팅 넘쳤던 것 같네요. 그 중에서도 작년 5월에 시작했다가 중간에 흐지부지됐던 석사 논문 게재 마무리한 게 제일 뿌듯하고(석사 논문 발표 현장에서 타과 교수님에게 너무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서 narcissistic injury를 입었죠. 이에 나름의 외상 치유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상담을 다시 시작한 것도 전문가로서의 유능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론 초보 상담자로서 자기회의감에 빠질 때도 많지만 수퍼비전도 받고 마음 잘 다잡아 가면서 가.. 2018. 11. 1.
가을 점심 먹고 혼자 산책하다가 낙엽이 너무 예뻐서 찍어 봤어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시간도 돈도 체력도 한정돼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그러면서도, 임상심리전문가라는 직업이 좋지만 그게 내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도록 천천히 걸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다른 사람 마음 들여다보기에는 내 안에 차 있는 게 너무 많아요. 뭘 이것저것 새롭게 추가하기보다 이제는 하나하나 버리고 알맹이만 남기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계획, 대비 다 좋지만 그것 때문에 현재가 없는 게 본말이 전도된 거죠. 제 발달 과업은 뭘 이루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가득 차 있는 것들을 버리는 데서 시작될 것 같습니다. ㅎ 박사고 상담심리전문가고.. 뭣이 중헌디. 2018. 10. 25.
왓비타 이네이트 체험기 왓비타 이네이트왓비타(feat. 마크로젠) 왓비타 이네이트는 무엇?시중에 여러 종류의 비타민이 나와 있는데 뭘 먹어야 될지 잘 모르겠죠?현직 약사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다 보니 아예 데이터 기반 알고리듬을 직접 짜서 프로그래밍화 하였습니다. 현재 건강 상태나 운동량, 건강상 도움 받고 싶은 부분 등을 체크하여 클릭클릭하면 자신에게 맞는 비타민을 알려줍니다.여기까지는 새로울 게 없습니다. 왓비타 이네이트는 거기서 더 나아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 개인에게 맞는 비타민을 추천해 줍니다. 왓비타 이네이트 상세 소개 ㅎ 유전자 분석은 정밀의학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에서 담당하는 부분입니다. 제 친한 동생이 여기 다녀서 제가 이렇게 고급 노동력을 쏟아부어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분석 결과가 실제적으로.. 2018.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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