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임상심리학/심리평가155 로샤 검사: 주관과 객관 사이에서 저는 로샤 검사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이 검사에 대한 흥미가 많았고 개인적으로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항간에서는 로샤 검사가 객관성이 없고 그런 연유로 미국에서는 이 검사를 사용하지 않는 추세라고 말하며 로샤 검사의 무용함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의 맹점이 있습니다. 세상 그 어떤 검사도 완전히 객관적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질문지 개발 과정 자체만 봐도 그렇습니다. 질문지 개발 초기의 문항 선정 과정에서 이미 주관이 들어갑니다. 시중에서 널리 쓰이는 질문지를 모아놓고 그 중에 몇몇을 추려 약간 변형합니다. 질문지가 측정하려는 것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문항을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하죠. 그리고 통계를 돌려서 요인구조 등을 분석하고, 요인구조에 포함되지 못 했다 하더라도 질문지 개발자가 보기에.. 2018. 3. 28. 이혼소송 프로이트가 말했다고 하는 반복강박은, 이 개념이 씌인 책을 직접 본 적이 없고 몇몇 교과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했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 반복강박은 원가족 안에서 기능적으로든 역기능적으로든 정서적으로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던 주요타인과의 관계 패턴이 현재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반복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그 관계 패턴이 주로 역기능적일 때 반복강박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친부로부터 학대 당한 여성이 자신에게 정서적/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남편과 살게 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여성이 그런 남편인 줄 알았다면 결혼을 하지 않았을 테죠. 이런 배우자를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에 대해 세밀하게 그려내는 것은 어려운 면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원가족과의 관계에서 풀지 못 한 숙제를.. 2018. 2. 23. 지적장애 판정 시 국민연금공단에서 원자료 제출 요구하는 경우 보통 지적장애 1급 판정이 나간 경우에 원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죠. 국민연금공단에서 원자료 제출을 요구하더라도 법적으로 원자료를 제출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출하지 않으면 환자분이 나라로부터 무상으로 서비스 받던 것을 못 받는 피해를 볼 수 있으니 가급적 주는 경우가 많죠. 처음에는 잘 알지도 못 하는 공무원들이 전문가 판정에 이의를 다는 것 같아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공무원들도 속사정이 있겠죠. 그들도 감사를 받기 때문에 트집 잡히기 싫으니 어쩔 수 없이 준비를 해둬야 하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원자료가 필요한지 여부는 대학병원 등에서 일하는 정신과 전문의가 국민연금공단에 자문해 준다고 하네요. 즉 공무원들 자체 판단은 아니라는 것이죠. 좋게 보면, 나랏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2018. 2. 8. 단상 DSM 진단체계를 기준으로 장애를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환자가 지닌 강점을 보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최소한 왜 그 상황이나 시점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감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필요한데, 객관과 공감을 양립시키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다. 환자가 보고서를 직접 읽는 경우는 정신과 장면에서는 드문 것 같다. 아마 이게 팩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 작성 시에는 늘 환자가 이 보고서를 읽는 상황을 염두에 두며 쓴다. 환자가 보고서를 읽었을 때 어떤 심정일까를 염두에 두면 꽤나 참담해진다. DSM 진단체계는 결국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체계다.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어디까지가 비정상인지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지만, 이런 진단체계를 반영하는 심리.. 2018. 1. 17. 겸손하게 정진하자 어떤 심리적 특성이든 기능적인 측면도 있고 역기능적인 측면도 있다. 기능/역기능을 판가름하는 건 그 사람이 어떤 생활 환경 안에서 누구와 관계 맺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똑같은 특성이라도 맥락에 따라 기능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역기능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수많은 예가 떠오르는데, 로샤에서 FD는 자신을 내성하는 능력과 연관된다. 자신을 내성할 수 있다?! 얼핏 들으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내성이 지나치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자신의 부정적인 측면을 계속 내성하는 것은 역기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것을 반추라고 한다. 내성이 지나치지 않더라도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MMPI에서 L 척도가 높은 사람의 경우를 보자. 그런 사람이 대인관계 갈등 상황에서 내성 능력을 발휘하면 어.. 2017. 11. 8. 데드라인 프리랜서로 참여했던 일의 데드라인이 11월 17일이다. 새 직장 출근하는 날이 13일이니 그 전에는 일을 끝내기 위해 저녁 3~4시까지 일을 하는 날이 종종 있다. 총 42편의 종합심리평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오늘까지 31편 썼다. MMPI를 비롯하여 자기보고식 검사가 다 넘어온 게 아니기 때문에 그것도 받아서 기존에 써놓은 보고서를 추가하거나 수정해야 한다. 가열차게 해야 겨우 데드라인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시쳇말로 똥줄 타는 상황이다. 아동청소년 보고서를 집중적으로 쓰면서 느끼는 건데, 그간 검사 보고서 작성에 도가 텄다고 생각했으나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검사하면서 책을 다시 많이 보게 되는데 몰랐던 부분도 많고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도 많다. 이를 테면 아래 발췌한 부분은 새롭게 알게 .. 2017. 11. 2. K-MMSE 3년 동안 이 도구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스크리닝용으로 시원찮다는 것이다. 검사-재검사 신뢰도가 상당히 의심스럽다. 2016. 1. 14. 성차 입원 환자의 경우 어떤 pathology를 지녔는지와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예후가 좋은 것 같다. 사회적인 고립이 pathology를 악화시키는 주요인 중 하나인데 남자보다는 여자가 사회적인 관계망 속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 또한 입원 환자 중에서도 아이를 낳아 본 경험이 있는 여자는 그렇지 않은 여자에 비해 더 심리적인 강점을 지녔다고 여겨진다. 당연히 케바케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 아이를 낳는 경험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자기가 한 번 죽는 경험이라고 봐도 무방할 텐데, 이 과정을 통해서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는 것 같다. 즉 mentalization 능력치 증가. 입원환자들의 공통된 특성 중 하나가 자기중심성이고.. 2015. 11. 27. P4 Suicidality Screener 채점 방식 http://gerocentral.org/wp-content/uploads/2013/04/P4-Suicide-Risk-Screener.pdf 2015. 11. 23. 경청 누군가의 얘기를 잘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이긴 해도 잘 듣다 보면 증상 이면에 있는 내면의 지형도가 어렴풋하게나마 그려지는 순간이 있다. 그 지도에 대해서 같이 얘기 나누고 맞는 부분 틀린 부분 얘기 나누는 경험을 간혹 하게 되는데, 그럴 때 참 뿌듯하고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여기게 된다. 물론 이런 디스커션을 할 수 있는 환자는 드물고, 그 지형도가 잘 그려지지 않아서 매우 descriptive하게 기술할 때가 아직은 더 많다. 너무 기술적으로만 서술돼 있어서 환자의 개인 특성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보고서가 써질 때 제일 좌절스럽고 회의감이 밀려온다. 2015. 10. 14. 이전 1 ··· 5 6 7 8 9 10 11 ··· 1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