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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139

치료의 선물 / 어빈 얄롬 얄롬은 심리치료에서 내로라하는 저명한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개인치료뿐만 아니라 집단치료에서 대인관계적 접근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철학적으로는 롤로 메이 같은 실존주의 심리치료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롤로 메이에게 3년인가 분석도 받았다고 하네요. 심리치료 경험을 재료삼아 대중적인 소설 쓰는 능력도 탁월한 사람이니 세상은 역시 빈익빈부익부 가진 사람이 더 가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 책 치료의 선물은, 심리치료자라면 읽진 않았더라도 책의 존재는 알 법한 그런 책입니다. 월덴지기님이 블로그상에서 강추한 것을 보고 이 책을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모교 전자도서관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읽어봤습니다. 6개월 동안 대인과정접근을.. 2019. 6. 24.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 메리 파이퍼 노년에 접어든 임상심리학자의 심리치료에 관한 조언에는 그다지 새로울 내용이 없지만 이상하게 읽으면서 코끝이 찡해질 때가 많았습니다. 심리치료자로서의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로서의 진심어린 따스한 조언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책 내용과는 별 관계가 없을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 가며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두서없이 적습니다.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자기가 강물에 흘러가는 낙엽 같은 혹은 우주의 먼지 같은 혹은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사람이지만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만큼 괜찮은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을 아는 것 아닐까 합니다. 이는 다른 사람 또한 풍요롭고 행복해 보이는 겉모습 이면에 온갖 신경증과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을 갖는 것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선/악을 통합하여 볼 수 없는.. 2019. 5. 21.
어떻게 일할 것인가 / 아툴 가완디 아툴 가완디는 인도계 미국인입니다. 외과의이자 공중보건 정책 전문가라고 하는데 스탠퍼드에서 학부를 옥스퍼드, 하버드 의과대학 등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엄친아입니다. [나는 고발한다 현대 의학을],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고 오늘 소개할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쓴 저자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우선적으로 성실에 관한 책입니다. 자소서에 높은 빈도로 등장할 것만 같은 단어지만 그렇다고 이 단어를 용감하게 적어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단어가 바로 성실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성실하지 않으면 말짱 꽝입니다. 사회에서는, 굳이 선택을 하자면, 머리 좋은 사람보다 성실한 사람을 선호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성실에 여러 의미가 있을 테지만, 저자의 정의를 들어볼 .. 2019. 5. 10.
이동진 독서법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2016년 봄 무렵에 빨간책방을 자주 들었습니다. 꽃들이 만발하던 3년 전 이맘 때 운동요법 삼아 뒷산을 천천히 거닐며 빨간책방을 3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들었는데, 그 때 이동진이라는 사람에게 흠뻑 취해 버렸습니다. 약간 탁한 이 사람의 목소리도 좋고 무엇보다 청산유수 같은 화법과 종종 구사하는 개그가 좋습니다(빨간책방 고정 게스트 김중혁 소설가와의 만담도 딱 제 코드네요 ㅎ). 언어적인 능력이 정말 탁월한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아마 서울대 갈 정도의 타고난 지능도 지능이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책덕후였던 것이 이 사람의 언어적 능력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이 책에 보면 남들 프라모델에 눈독 들이던 초딩 시절에 자기는 책에 더 관심이 갔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 때도 말을 워.. 2019. 4. 29.
착한 사람들: 사이코패스 전문가가 밝히는 인간 본성의 비밀 / 애비게일 마시 사이코패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타주의로 마무리되는 책입니다. 사이코패스를 편도체 기능 이상에 따른 발달장애로 기술하는 것은 아마 이 사람이 처음 아닐까 싶습니다. fMRI를 통해서 사이코패스 특성을 보이는 청소년들의 뇌를 통제집단과 비교하는 연구를 2년에 걸쳐서 한 것 같고, 그 이전에는 이런 연구를 한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는 점에서 해당 분야의 선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책의 내용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사이코패스는 여러 자극들 중에서도 두려움과 관련된 얼굴 표정을 지각할 때 편도체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죠. 적록색맹에 비유하고 있는데 적록색맹이 빨간색 녹색 구분을 못 하듯이 두려운 표정을 보고도 그것이 두려운 표정인지 알 수 없고, 타인의 두려움에 공감하지.. 2019. 4. 26.
모두 거짓말을 한다 / 세스 스티븐슨 다비도위츠 동료가 권하는 책이 대체로 재미있습니다. 뇌를 읽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이 그랬고 이번 책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책은 크레마 그랑데로 읽었습니다. 크레마 그랑데는 아시다시피 이북 리더기인데 정가가 20만 원입니다. 동료가 5만 원이라는 헐값에 제게 넘겼습니다. 여러모로 감사한 분입니다. 남성들은 여성에게 오르가즘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만큼이나 자기 자신에게 구강성교를 하는 방법을 많이 검색한다. 이것이 내가 구글 검색 데이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실이다. ebook 183쪽. 감 오시나요? 이 책은 자극적입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나 봅니다. ㅎ 빅 데이터를 다루는 책을 처음 읽어 봤는데 설문조사 같은 고전적 데이터 수집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보다 실제적이고 구체.. 2019. 4. 19.
아이와 통하는 부모는 노는 방법이 다르다 / 로렌스 J. 코헨 이 책은 원제가 Playful Parenting입니다. 이 책이 표방하는 것은 육아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즐거울 수 있을까요. 아이와 함께 즐기는 놀이를 통해 부모도 즐겁게 육아할 수 있음을 여러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 나이에 상관없이 한 번쯤 읽어보실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퇴근 후에 집에서 아이와 즐겁게 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직장에서 스트레스 잔뜩 받고 녹초가 되어 집에 오면, 아이가 강아지새끼마냥 달려와도 몸은 아이를 안아주지만 마음은 침대를 향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녁을 먹고 아이와 놀더라도 내일 해야 할 업무나 처리해야 일들에 신경이 팔려 놀이에 집중이 잘 안 될 수 있죠. 제 딸은 탑쌓기와 까꿍.. 2019. 3. 24.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스콧 스토셀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다. 참고문헌 페이지 빼고 443페이지에 달하는, 대중서 치고는 방대한 분량인데 저자가 글을 잘 써놨고 번역도 무척 잘 돼 있어서 술술 읽힌다. 2015년에 1판 1쇄가 나온 이후 작년 5월 1판 4쇄까지 나온 것을 보면 책이 꾸준히 팔리는 모양이다. 한글 제목을 잘 뽑은 책은 아니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2019. 3. 15.
깨어남(awakenings) / 올리버 색스 환자가 된다는 것은 통증도 통증이지만, 세계로부터 격리됨을 의미한다. 격리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으로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및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이다. 통증으로 인한 불편은 삶에 큰 제약을 가하며 특히 환자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시키는 데 일조하게 마련이다. 심한 병 때문에 한 번이라도 환자로서 살아본 경험이, 특히 한 달 이상의 입원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하는 말의 의미가 좀 더 와닿을 것이다. 올리버 색스가 쓴 깨어남은 거의 50년 동안 중증 환자로 살아온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1920년쯤 전세계에 불어닥친 수면병의 여파로 인해, 파킨슨병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거동을 거의 할 수 없는 더 심한 수준의 질병 안에 갇혀 평생을 요양시설(마운트카멜 병원)에서 지낸 사람들.. 2019. 3. 10.
심리학자, 운동을 말하다 이 책은 미국 심리학회 소속의 심리학자인 Michael Otto와 Jasper Smits가 쓴 Exercise for Mood and Anxiety: Proven Strategies for Overcoming Depression and Enhancing Well-Being(2011)의 번역서입니다. 심리학자, 운동을 말하다 라는 제목으로 2014년에 국내 출판이 됐습니다. 오토는 보스턴 대학의 교수고 스미츠는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대학의 교수이자 임상심리학자입니다. 쟁쟁한 사람들이 쓴 책이고 아마존에도 별 다섯 개짜리 좋은 평만 올라와 있는데, 개인적으로 큰 임팩트는 없었습니다. 2016년 가을쯤에 한 번 읽었고, 지금 프로미스팀 때문에 한 번 더 읽었는데 별로 새로운 내용이 없네요. 제가 전공자라 그런.. 2019.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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