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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139

심상을 활용한 인지치료 / Ann Hackmann, James Bennett-Levy, Emily A. Holmes 원서는 2011년에 나왔고 번역서가 2017년에 나왔습니다. 이 책은 치료 지향을 떠나 심상 기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특히나 인지보다 정서에 치료 초점을 둘 때 더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쉬운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정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데 유용한 심상 기법을 다각도에서 구체적으로 다루는 이 책이 임상 실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저는 논문을 이 쪽으로 썼음에도 상당히 읽기가 버거워서 2018년 2월에 사서 읽기 시작한 책을 거의 3년이 지나 다 읽었다는 것은 비밀입니다. 치료에 유용하고 사례도 많이 실려 있지만 왠지 모르게 다소 딱딱한 측면이 있다고 느껴져요. 이건 주관적인 거라 뭐라 설명을 못 하겠네요. 과거 기억을 다루는 심상 재구.. 2020. 12. 15.
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모두에게 확실한 것은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슬퍼지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 어쩌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잊기 위한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눈앞에 놓인 불행을 어떻게든 헤치고 나름의 행복에 닿고자 막연한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중략) 행복 앞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 결국 모두가 평등한 셈이므로 나보다 나아 보이는 사람을 보며 부러워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남과 나 자신을 비교하여 주눅드는 일이 잘 없다......면 참 좋겠지만 실상 전혀 그렇지 않다. 바다 위에서 서퍼가 할 수 있는 일, 딱 그 정도가 세상에서 한 사람이 가진 몫이 아닐까. 서퍼는 바다의 입장에.. 2020. 12. 8.
초보자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 Deborah Roth Ledley, Brian P. Marx, Richard G. Heimberg 공저 지난 9월부터 이 책을 스터디 교재로 읽었습니다. 인지행동치료의 치료 '과정'을 쉽게 풀어 설명한 책입니다. 매뉴얼에 따른 특정 장애의 치료접근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고, 일반화된 치료 과정을 설명합니다.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기는 책은 아니지만 인지행동치료가 무엇인지 막연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책 읽으면서 내담자의 주관적 경험을 이해하려는 치료자의 노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인용한 문단이 특히 그렇습니다. 자신이 치료될 수 있을 거라는 신념은 치료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치료에 대한 내담자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치료결과를 예측함에 있어 어느 정도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 2020. 12. 7.
Aware / Daniel J. Siegel 올해 1월 중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서야 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월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마음챙김 명상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하고 이 책도 그런 다짐의 연장선상에서 샀는데, 명상 실천은 2~3달을 넘기지 못 했고 이 책도 1/3 정도 읽었을 무렵부터 지루해지기 시작해서 몇달 손을 놓았습니다. 대니얼 시겔은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 받은 의사이고,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at UCLA with training in pediatrics and child, adolescent and adult psychiatry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현재 clinical professor of psychiatry at the UCLA School of Medicine로 위키피아에 .. 2020. 11. 23.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 크리스토퍼 거머 들어가기에 앞서 이 책에서 자기연민으로 번역한 개념은 자기자비로 번역되고 있기도 합니다. 학자에 따라 어떤 번역이 더 적절한지에 대한 이견이 있습니다. 저처럼 과제중심으로 being보다 doing에 온전히 포커스가 맞추어진 사람들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게 돕는 것이 마음챙김 명상이죠. 다른 하나는 자기연민입니다. 이 둘은 공통집합을 갖고요. 자기연민(self-compassion)은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끌어내기 위해 애쓴다거나 기분을 좋게 만들려는 노력이 아니라 이런 식의 문제해결 노력을 멈추는 것에 가깝습니다. "애써 노력하길 그만두고 부드럽게 죽음의 경험에 동참하는 것이다." 노력을 인생의 모토로 삼는 사람에게 이건 너무 가혹한 주문입니다. 그래도 정말 힘들 땐 이 말을 따라야 한다는 걸 압니다. 하지.. 2020. 11. 11.
Good Habits, Bad Habits: The Science of Making Positive Changes That Stick / Wendy Wood 찰스 두히그나 제임스 클리어, 팀 페리스 같은 습관 구루들이 쓴 책과 이 책의 차별점은, 이 책이 심리학적 이론 및 다양한 실험에 중점을 두어 습관과 의식적 선택의 상호작용을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앞서의 책들을 읽어본 사람이 보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습관 형성의 이론적 원리를 이해하고자 할 때 이 책이 도움이 됩니다. 습관 형성에 관한 저자의 주장에는 새로울 것이 전혀 없습니다. 습관 형성에서 의지력보다는 cue와 reward를 강조한다는 점에서요. 일상의 절반 정도는 의지력보다는 습관이 결정하기 때문에 원치 않는 습관을 소거하고 원하는 습관을 강화하는 상황적 맥락을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situational control에 대해서는 제임스 클리어의 Atomic Habits.. 2020. 10. 26.
타이탄의 도구들 / 팀 페리스 이 책에서 정말 많은 밑줄을 마음 속에 그었습니다. 전자책이라 마음속에서만 그었지만요. 그만큼 와닿는 말들이 많았어요. 팀 페리스 같은 서구의 자기개발러들은 생산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오늘날의 구루들이라 할 수 있겠으나 이 사람들이 프로인 것은 성과에 너무 매몰되지 않으며 현재를 볼 수 있는 마인드 또한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하면 짧게 최대한 집중해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사랑하는 이들과 보낼까 고민하는 것 같아요. 저도 결혼 이전부터 늘 해왔던 고민이라 팀 페리스 책 두 권 읽고 이 사람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네요. 많은 조언을 다 기억하긴 어렵겠고 제 행동을 즉각적으로 바꿔 놓은 세 가지 조언만 적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시각화의 중요성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변화시키기.. 2020. 10. 24.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660페이지 정도 되는데 40일 걸렸네요. 노벨경제학상 받은 심리학자가 쓴 글인데 글 자체는 간명하지만 여기 나오는 개념들은 통계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상당히 머리 아픕니다. 그래도 꽤 흥미롭게 읽었어요. 저자는 우리네 사고가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지만 인지적 편향에 취약한 시스템 1과 숙고할 수 있게 하지만 역시나 지식의 한계로 인해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게도 하는 시스템 2로 나뉜다고 봅니다. 이 책은 둘 중 시스템 1을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경제학은 합리적인 인간을 토대로 이론적 체계가 구축이 돼 있는데 저자에 따르면 시스템 1을 지닌 인간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결정을 내릴 때가 많으며 감정, 맥락, 기준점, 지금 눈에 더 잘 보이는 것 등에 기초하여 스스로에게 불합.. 2020. 9. 26.
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 티파니 와트 스미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픕니다. 사람은 자기보다 다른 사람이 잘난 것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너무 넘사벽으로 뛰어난 사람이거나 나와 별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 감정이 안 들거나 존경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겠으나 자기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 잘나가는 것은 부정적인 자기평가와 함께 시기심을 유발합니다. 이런 역동은 보편적입니다.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라 미국 사람이든 한국 사람이든 아프리카 사람이든 다 마찬가지죠. 그런데 시기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감정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의 불행에서 기쁨을 느끼는 인간의 은밀한 감정이죠. 이런 감정 또한 보편적이지만, 이런 감정을 지칭하는 단어는 드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샤덴프로이데죠. 독일말입니다. 샤덴은 고통이고 프로이.. 2020. 9. 24.
더 해빙 / 이서윤, 홍주연 별 한 개가 아까운 책입니다. 가족 독서 모임에서 읽는 책이라 억지로 읽었는데 시간이 아깝네요. 이 책은 마인드셋과 향유, 마음챙김 등에 관한 내용을 어설프게 풀어냅니다. 홍주연이 이서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픽션처럼 책이 이어지는데, 이게 실제 인터뷰에 기반하는 것이라면 더 기가 막힐 수밖에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고작 서른 살 정도 된 이서윤은 '스스로를' 구루라고 칭합니다. 이게 아주 코미디 같은 부분입니다. 픽션이라면 손발이 오그라들긴 하더라도 내용 전달을 위해 나름 고심한(?) 캐릭터 설정이겠거니 넘어가겠는데, 이 책은 픽션이 아닙니다. 이서윤은 자신이 구루이며 세계의 유명한 부자들 CEO들이 자기를 못 만나 안달복달할 정도로 선경지명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홍주연이라는 인터뷰어를 두.. 202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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