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하루하루/일상275 야스퍼스 신앙은, 설사 오성이 자립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지도권을 쥐고 있는 포괄자다. 신앙이란 한 가지의 정해진 신앙, 즉 교조가 아니다 (...) 신앙은 인간의 밑바탕에서 충족을 시켜주는 것이고 움직여주는 것이다. 인간은 이 밑바탕 안에서 자기자신을 넘어서서 존재의 근원과 연결되어 있다. 힐쉬베르거 서양철학사, 862쪽. 정신병리학 공부하다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야스퍼스가 한 말이다. 그는 의사이기도 했지만 20세기 초의 유명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할쉬베르거는 야스퍼스를 하이데거와 함께 독일 실존철학의 대표자로 분류해 놓고 있다. "실존적인 인간은, 방황하는 인간에게는 궁극적인 진리가 없다는 것과, 오히려 모든 것을 다 시험해 보아야만 한다는 것과, 따라서 절대적인 관용이 인간의 진정한 목표라.. 2015. 2. 8. For Ellen 자막이 없어서 본의 아니게 리스닝 공부를 했으나 대사가 그리 중요한 영화는 아니다. 폴 다노의 빈곤하고 추레한 롹뮤지션 연기가 일품인데 마누라와 딸래미 내팽개치고 지멋대로 살다가 막상 딸래미 처음 만나고 난 후에는 질질 짜는 찌질이 캐릭터랄까. 책임감 없고 우유부단하고 이상만 높은 그런 사람. 인사이드 르윈과 비슷하게 가난한 뮤지션을 테마로 삼고 있으나 그보다 더 정적이다. 하지만 적막한 겨울 배경이 오히려 폴 다노의 감정선을 뚜렷하게 부각시킨다. 감독이 한국계 여성인데 다른 작품이 있다면 구해서 보고 싶다. 2015. 2. 7. 발췌 참된 실재는 우리들이 사건의 흐름 속에서 감정을 이입했을 때, 또 우리들의 개념들이 변하지는 않으나 동시에 유동적으로 되고, 실재를 따라갈 때만이, 우리들에게 드러난다. 서양철학사 하권, 771쪽. 철학에서 직접적으로 감정을 언급한 건 베르그송이 처음인 것 같다. 진실에 관해 고찰하는 그 수십 세기 동안 감정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건 아이러니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라기보다 감정의 동물이고 감정 없이 실재도 없다. 2015. 1. 21. 모니터링 세로축의 단위는 day다. 다른 영역도 몇 개 있는데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영역은 이 세 가지다. 확실히 밴드 시작하고 나서 기타 연습량이 늘어난 게 눈에 띄고, 책은 전공서는 빼고 취미로 보는 것만 포함인데 나름 선방했다. 운동은 12월이 제일 저조한데, 기타 연습과 트레이드오프한 결과로 여겨진다. 4달 중 처음으로 기타 연습이 운동을 앞지르는 쾌거를.. 이 세 영역은 올해도 집중 관리 대상이고, 여기에 돈 관리가 포함되면 밸런스가 맞을 것 같다. 지금 제일 관리 안 되는 게 재정 영역인데 올해 목표 중에 하나는 돈 모으는 것이 될 것 같다. 내년에 자전거 여행하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모니터링은 그 자체로 동기를 높입니다. 변화하고 싶은 영역을 정해서 여러분도 해보세요. 2015. 1. 1. 내일을 위한 시간(스포일러 주의)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리얼하다.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현실을 왜곡해서 보여주는 세상인지라 이런 식의 접근이 더 가치를 발한다. 1년치 전기세 + 가스비에 해당하는 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는 것이다. 설득하러 찾아 갔을 때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는 사람도 있고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꼈다고 토로하는 사람도 있다. 딱히 누구의 잘못인지 분명치 않다. 그래서 참 현실적이라 느꼈다. 잘못이 있다면 더 값싸고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이윤을 뽑아내야만 하는 자본주의 경쟁 구조 자체에 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주인공이 대단하다고 느꼈던 게 체념하고 그 상황 앞에서 무릎 꿇기보다 상황을 역전시켜보려고 무진장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는 생각과 함께 삶에 대한 .. 2015. 1. 1. 이브 방배 더부스 또 갔다. 단체 모임하기에도 좋고, 둘이서 가기에도 좋고. 이브에 약속없는 외로운 영혼들 다 소집했다. 나까지 다섯 명. califone 생일이 코 앞이라 미리 축하도 하고. 간만에 물개박수 신나게 친 즐거운 클스마스 이브였다. 내가 하도 크게 리액션해서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불편했을 것 같다. 카톡 메시지가 너무 단답이고 차갑게 느껴진다고 해서 더 그랬을 수도 있겠다. ㅎㅎ 음덕들과의 술자리는 언제나 즐겁다. 2014. 12. 26. 2014년 결산 올해의 앨범 - This Patch of Sky - S/T- Wang Wen - Eight Horses- cecilia::eyes - Disappearance 올해의 영화 - HER- 프랭크- 인터스텔라 올해의 책 - 죄와 벌- 우린 뭣 때문에 달리고 있지?- 도정신치료입문 올해의 사건 - 2014 후지락페스티벌 - 논문 출판- 밴드 공연 올해의 플레이스 - 방배 더부스- 덕유산- 영덕 블루로드 내년의 기대되는 일 - 2015 후지락페스티벌 - 자전거 국토 종주- and many more 2014. 12. 18. 퐁네프의 연인 친구 새와 함께 신나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꿨다. 그런데 결말이 좀 특이했다. 새가 된 내가 새의 발로 누군가(아마도 친구 새)의 커다란 눈에 박힌 못 같은 걸 빼줬는데 얼마 못 가 그 눈의 색깔이 누르스름하게 변하더니 결국 생명력이라 할 만한 것을 완전히 잃어버렸고 그렇게 꿈에서 깼다. 어제 퐁네프의 연인을 극장에서 봤는데 거기 보면 여주인공 미셸(줄리엣 비노쉬)의 눈이 점점 멀어간다. 그런 미셸을 사랑하는 노숙자 알렉스(드니 라방). 두 사람의 순진무구한 사랑은 너무 순수해서 약간 미친 것처럼도 보이는데, 그 모습이 마치 두 마리 새가 하늘에서 자유롭게 유희를 즐기는 형상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알렉스가 미셸을 죽이는 건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다. 물론 영화는 비극이 아니라 해피엔딩이다. 내.. 2014. 12. 8. 집 근처 라이딩 10일 전에 데드리프트하다가 다친 허리가 아직도 말썽인데 자전거 탈 때는 아프지 않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로드뽕이란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집에서 5km 정도만 가면 이런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운치 있는 동네다. 세계 여행은 자전거로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전거 타고 중국에서부터 유럽까지 간 사람이 올린 유투브 동영상을 보는데 걷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자전거가 덜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막연한데 분명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밴드하는 것도 막연하던 꿈이었는데 어느 순간 현실이 됐다. 그래서 보이즈비앰비셔스 하나 보다. ㅎㅎ 마음에 품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뤄진다. 시간 문제일 뿐이다. 2014. 11. 22. 족구왕 알바하고 학점 방어하느라 대학 생활의 낭만을 느끼는 때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처지였을 것 같다. 대출한 등록금 걱정, 취업 걱정, 어떻게 하면 스펙 잘 쌓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IMF 이후에 대학 다닌 사람들의 공통 분모가 아닐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캠퍼스 분위기도 그렇다. 면학 분위기 해친다고 복학생들의 놀이 공간인 족구장을 테니스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 그런데 군대 갓 제대한 복학생 만섭이가 오면서 상황이 조금씩 변해 간다. 이 영화에서 만섭이라는 캐릭터는 알바를 두 개나 뛰고 등록금 대출 이자 독촉에 시달리지만 낭만이 있다. 03학번 선배가 정신 차리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라고 윽박질러도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소신이 있고, 약자.. 2014. 8. 26.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2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