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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671

자살 심리치료의 실제 / Paul G. Quinnett 죽으려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임상가는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은 그 '수단'으로서 어떤 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지침서입니다. 많은 방법이 제시돼 있는데,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그것들을 적용하기 위해서 이 책을 두세 번은 읽어 볼 필요가 있어 보여요. 밑줄 그은 많은 부분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자살하지 않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의 실효성에 관한 부분이 제일 뇌리에 남습니다. 상담 장면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계약서지만 이것의 의미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던 저로서는 계약서의 무용함에 관한 주장들과 관련 연구 근거 두 편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주장하듯이 계약은 상호적 의무 관계를 의미하는데 계약서의 내용은 내담자나 환자의 의무만을 강조하고 .. 2021. 7. 19.
태도가 전부다 요즘에 공부 중인 실용적 정신역동 심리치료에서 변화를 촉진하는 요소로 보는 것은 1. 내적 경험의 탐색 2. 대안적 지각 형성 3. 새로운 행동 시도입니다. 이 중에서 굳이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고르자면 대안적 지각의 형성입니다. 힘든 상황에 처하면 인간은 그 상황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지닌 몇 안 되는 생각 중 하나를 택해 그 상황을 이해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내가 못나서, 우리 집이 가난해서, 그 놈이 나쁜놈이라.. 등등 하지만 이렇게 선택된 생각이 단정적일수록 이 생각은 객관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장을 나오기 전 풀타임 구직을 여러 차례 시도하였으나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자연스레 제 능력 부족이나 절실함의 부족, 방향성의 부재와 같은 이유.. 2021. 7. 8.
K-WISC-V의 이해와 실제 / 김도연, 김현미, 박윤아, 옥정 김도연, 김현미, 옥정 선생님은 작년에 사례를 통한 로르샤흐 해석을 번역하시고 올해는 이 책을 직접 집필하셨네요. K-WISC-V가 출시된 지 2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달에 처음 써봤어요. 아무래도 검사 도구의 판본이 바뀌면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CHC 이론이 대두된 배경을 다루는 제1장 지능검사의 발달은 짧은 분량이지만 지능검사의 이론적 배경을 되짚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K-WISC-V의 구성을 다루는 2장도 각 소검사에서 측정하는 능력, 소검사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 관련 교육 제언, 행동 관찰 지침 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한 감이 있지만 읽어볼 만합니다. 하지만 3장 시행과 채점, 4장 프로파일 분석 절차는 WAIS-IV.. 2021. 7. 6.
대상관계 부부치료 / 질 & 데이빗 샤르프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두꺼운 책입니다. 대상관계 자체도 어려운데 대상관계 부부치료라는 미답의 영역을 공부하려니 읽는 내내 머리가 좀 아팠습니다. 부부 서로 간에 또한 부부와 치료자 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투사와 투사적 동일시의 과정을 통해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 충실히 담겨 있습니다. 특히 부부가 결혼생활의 소중한 무엇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공모'할 수 있는데, 그 공모의 방식이 때로는 심각한 부부갈등으로 표면화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네요. 부부갈등 이면의 소중한 무엇을 부부가 발견하기까지 치료자가 자신의 내적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부분이 이 책의 정수인데 레벨 1의 초심 상담자가 레벨 10의 경지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고, 이해하지 못한 채 넘어간 부분도 .. 2021. 7. 5.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오랜 시간 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해 온 일본 작가의 책입니다. 윌라 오디오북으로 들은 네 번째 책입니다. 모든 글은 근본적으로 타인이 아닌 자신을 위해 쓰는 글이며, 스스로에게 재미없는 글은 타인에게도 당연히 재미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웁니다. 오늘 지하철 안에서 입담이 좋은 60대 후반의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할아버지 얘기를 듣다가 정확한 나이도 알게 됐습니다). 등산 후에 술 한 잔 하셨는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큰 목소리로 동무들에게 젊었을 때 얘기를 하더군요. 평소라면 진상이라며 자리를 피했을 테지만 오늘은 그 할아버지가 하는 이야기가 선명하게 귀에 울렸습니다. 목소리가 컸을 뿐만 아니라 말을 참 재미있게 하더군요. IMF 터지기 직전에 터키에 노동자로 파견되어 일했던 경험을 무용담과 .. 2021. 7. 3.
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 / 도란 브런치에서 윌라 오디오북 3개월 무료 쿠폰을 받아서 요즘에 윌라 오디오북을 자주 듣고 있습니다. 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는 도란이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의 책으로, 직장 생활을 9년 정도 하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한 지 5년차 정도 되는 저자의 직업적 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좋은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좋다고 느낀 데는 일단 내향성 강한 저자가 프리랜서로서 클라이언트들과 관계 맺기 위해 어떤 식으로 노력했는지 잘 그려져 있고 공감되는 대목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성격이지만, 취재를 나가서는 평소 성격과는 다른 외향적 페르소나를 장착한다는 부분이 그렇고요. 먼저 사근사근하게 말을 꺼내 인터뷰이의 긴장을 풀어준다든지 하는 부분에서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습니다. 30cm.. 2021. 7. 1.
Clearer, Closer, Better: How Successful People See the World / Emily Balcetis 2020.08.15 - [영어공부/영어 듣기] - The Mind's Eye The Mind's Eye https://www.npr.org/2020/08/10/900994753/you-2-0-the-minds-eye You 2.0: The Mind's Eye : Hidden Brain Some challenges feel insurmountable. But psychologist Emily Balcetis says the solutions are ofte.. slowdive14.tistory.com 위에 링크한 히든 브레인 팟캐스트를 듣고 호기심이 생겨서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틈틈이 읽어 본 책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시각적 자극이 얼마나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는지 네 가지 포인트로 설명합니다.. 2021. 6. 12.
Anxiety Calendar 2월부터 Clearer, Closer, Better 라는 원서를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이 책의 내용 중에 주의 초점을 넓혀서 봐야 패턴이 명확해지고 문제점이나 해결 방안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실제로 습관을 기록하여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작업이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해야 무엇이 잘 되고 있고 또 무엇이 안 되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숲속을 걷고 있을 때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정상에 올라서는 이제껏 지나온 길들이 한눈에 보이는 것과도 같은 이치입니다. https://www.notion.so/Anxiety-Calendar-Template-e87c1de33fc446cfb2a8cfe646736683 위에 링크 걸어놓은 .. 2021. 5. 27.
정신증의 로샤 평가 / James H. Kleiger 이 책에서 클레이거는 사고장애가 아닌 장애적 사고(disturbed or disordered thinking)를 논합니다. 전자가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적이고 정적인 구분을 함축한다면 후자는 연속선상의 동적인 과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장애적 사고를 논하기에 앞서 로샤 발전의 역사를 Part 2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평가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지난 100년 동안 로샤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살펴보는 작업이 의미가 있다고 느꼈고, 그 중 4장에서 Rapaport가 병리적 언어를 분류한 방식은 오늘날의 종합체계의 특수점수가 지닌 해석적 협소함 너머의 넓은 조망에서 보다 세부적으로 환자 반응을 분류할 수 있게 돕습니다. 다만 조작적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특.. 2021. 5. 25.
죽음의 부정 / 어니스트 베커 어려운 책입니다. 인간의 모든 문화와 이데올로기가 죽음을 부정하기 위한 시도로서 이해될 수 있다는 게 요지입니다. 이 요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프로이트가 말하듯 인간에게 죽음충동이 내재한 것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의 실존적 조건임을 강조합니다. 모든 사유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죽음이라는 근본 조건에서 시작하지 않는 심리학은 어니스트 베커에게 있어 죽음을 부정하려는 많은 기획 중 하나로 폄하됩니다. "우리는 자신이 현실에 대해 근본적으로 부정직함을, 우리가 실제로는 자신의 삶을 통제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언젠가 내가 죽는다는 것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자명한 사실이지만 왠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기 때문에 삶을 온전히 통제한.. 2021.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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