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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여행112

[북한산 둘레길] 안골길~송추마을길 음악 들리는 것 같다. 북한산 둘레길이 총 21구간인데 작년과 올해 총 20구간을 돌았고 우이령길 1구간 남겨 놓고 있다. 거리로는 70km 정도. 어제 의정부 쪽의 북한산 자락 세 구간을 돌았는데 9월 말 이후 3달 만이었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았고 햇볕도 강하지 않아서 걷기에 딱 좋았다. 다만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서 만 원짜리 아이젠을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결국 안 사고 잘 걸어 다녔지만 몇번 미끄러질 뻔하기도 했다. 안골길은 그냥 평지나 다름 없었고 유유자적하며 걸었으나 안골길이 끝나고 이어진 산너머길에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북한산 둘레길은 보통 야트막한 산허리를 돌아서 거의 힘이 들지 않는데 산너머길은 정말 산을 넘는 길이라 오르막이 30~40분 가량 계속 됐고 서너 번 쉬었다 가지 않.. 2013. 12. 26.
지리산 종주 3일차 새벽 다섯 시에 세석을 출발해서 또 야간 산행을 했다. 대피소를 나오니 한겨울 칼바람이 불어대고 있었다. 옷깃을 여미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출발했다. 이번에는 어제 야간 산행과 달리 바람이 심하게 불고, 체감 고도가 훨씬 높고, 자칫 발 잘못 디뎠다가는 황천길로 가는 수가 있었기 때문에 랜턴을 이리저리 비추며 형세를 파악하는 가운데 느릿느릿 움직였다. 한 시간쯤 지났을 때 해가 뜨기 시작했는데,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색감이었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긴장을 많이 한 탓이었으리라. 우주적인 고요함이랄까.. 천왕봉을 앞둔 마지막 대피소인 장터목 대피소까지 3.5km를 걸어 도착했고, 하산길에 위치해 있는 로터리 대피소까지 7km 남짓은 물 받을 데가 없기 때문에 대피소에서 물도 1리터 가득 채.. 2013. 10. 30.
지리산 종주 2일차 전투적으로 코 고는 소리와 비좁은 공간으로 인해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 결국 새벽 세 시에 일어나서 네 시에 셀 수 없이 많이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랜턴 불빛에 의지해 노고단 대피소를 떠났다. 목적지는 세석이었다. 제일 일찍 출발해서 칠흙 같은 밤중 산길을 헤매면 어쩌나 걱정도 됐지만 이정표가 매우 잘 정비돼 있어서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임걸령 삼거리에서 길을 잘못 들어 500미터 정도 헛걸음을 하기도 했는데 가파른 오르막 돌계단을 다시 오르자니 고역이 따로 없었다. 삼거리에서 다시 방향을 제대로 잡고 두 시간 가량 걸으니 삼도봉에 다다랐고 해가 뜨기 시작했다. 삼거리로 다시 올라왔을 때부터 산악회로 추정되는 일련의 무리를 뒤따르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심적 압박이 덜했다. 페이스 조절.. 2013. 10. 29.
남해 바다길 1박2일 트래킹(거제도 쌍근마을 ~ 다대마을) 충동적으로 떠난 여행이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당일에 버스 예약을 했는데 행선지를 잘못 입력해서 출발 3시간 전에 취소하고 표를 다시 끊었다는. 목요일 저녁, 쓰던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짐을 챙겨서 남부터미널로 향했다.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저녁 12시 차에 올랐다. 거제 고현에 도착하니 새벽 네 시였는데, 4시간밖에 안 걸렸다는 게 좀 놀라웠다. 내려서 어디로 가야할지 꽤 방황했다. 모텔 가서 좀 잘까. 찜질방을 갈까. 그냥 걸어서 쌍근마을까지 갈까. 그러기에는 너무 먼 곳인데(고현 터미널에서 20km).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꽐라된 사람들이 많은 터미널 근처에서 순대 1인분을 시켜 먹으면서 그냥 6시 반 첫 차를 타기로 마음 먹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갔고, 터미널에서 시내.. 2013. 9. 23.
성북천, 정릉천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의 자태 정릉천 따라서 고대로 가고 있어요. 다 쓰러져 가는 건물이지만 뭔가 묘하게 아름다운. 2주 동안 경조증이었다가 평소 모드인 기분부전 상태로 돌아 왔음. 꽃도 달았음 --v 한성대입구역-보문역-신설동역-제기동역-고려대역-한국과기원-고려대역-성신여대역 성북천과 정릉천을 따라서 저 코스로 10km 정도 걸었다. 과기원쯤에서 밥 먹은 시간까지 포함해서 총 4시간 걸렸다. 원래 이 길을 걸으려던 게 아니었는데 길이 나를 이끌었다. 발 가는 데로 걸었다. 길은 경이롭다.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들이 펼쳐진다. 도심 한복판에서 백로를 만나고, 아줌마 네 명이 통기타를 들고 포크쏭을 부르는 장면도 목도하게 된다. 고려대역에서 경희의료원으로 넘어가는 돌담길 석양도 아름다웠다. 풍경과 소리들. .. 2013. 9. 1.
서울숲∙남산길 서울숲 서울숲 구름다리 구름다리 끝 지점 금호동 매봉산쯤에서 바라본 남산 최근 산 워커. 아주 맘에 든다. ㅋㅋ 한여름에는 발에 땀차는 워커지. 최근에 생긴 코스라 그런가. 이정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서 꽤 헤맸음. - 대략 10km남짓을 쉬엄쉬엄 네 시간 동안 걸었다. 서울숲에서 응봉산으로 가는 구간이 공사로 폐쇄되었던 까닭에 좀 헤맸는데, 덕분에 서울숲 구름다리의 아름다운 view point도 발견하고.. 돌아가는 길목에서 발견한 이런 멋진 풍경에 감사했다. - 중랑천 무지개다리쯤에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다리를 건너자 KTX인지 3호선인지 모를 열차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데, 이런 일련의 장면들이 서울이라는 도시가 연주하는 음악처럼 느껴졌다. - 금호동으로 오니 빗방울이 한.. 2013. 7. 1.
서촌 유랑 @ (분위기만) 뉴욕 센트럴파크. 실상은 시립미술관 안뜰. 파우스트 다 읽었다. 두 번째 읽는 거였는데도 재미없었다. 너는 그냥 기본지식 27번 문제로 남아라. 미안하다. @ 수성동 계곡.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은 진짜 좋겠다. 통인시장 어떻게 생겼나 구경하려고 서촌 일대로 넘어 왔는데, 걷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우연하게 발견한 절경에 감탄이 절로.. 석굴암 약수터 오르는 길. 힘들어.. 약수터 거의 다 와서 내려다 본 종로, 광화문 일대. 무념무상.. 석굴암 약수터 내부에는 이렇게 불상이 있었다. 입구를 지키시던 아주머니께서 둘러보고 가라고 권유하셔서 엉겁결에.. ㅎ 서촌에는 먹을 곳, 쉴 곳이 많았다. 북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데, 거기보다 좋은 듯. 서울 사람이면서도 이방인의 눈으로 유.. 2013. 6. 7.
신도, 시도, 모도 10km 트래킹 공항철도 블로그에 가보면 서해 여행에 대한 정보가 꽤 있다. 언제 한 번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일요일 아침, 병원으로 가기를 포기하고 무작정 배에 올랐다. 운서역에서 버스 타고 10분 거리 정도에 위치한 삼목선착장 풍경. 배 주변에는 항상 바다갈매기들이 몰린다. 흔한 풍경. 새우깡 받아 먹겠다고 필사적으로 날개짓하는 갈매기 친구들이 슬퍼 보였다. 날개짓 한 백 번 하면 새우깡 하나 먹니 너네? 가운데 녀석이 인상적이다.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자태. 신도 선착장에서 내려서 800m쯤 걸으면 구봉산으로 올라가는 이런 산길이 나온다. 40분도 안 걸려 구봉산 정상 부근 도착. 서해 바다가 한 눈에 보인다. 썰물 때였던 것 같다. 바람 엄청 불었으나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트래킹 코스로 조성하.. 2013. 5. 1.
올림픽공원 아아.. 여기 말로 표현하기 싫을 만큼 좋았다. 눈에 들어오는 장면 하나하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잔디도 꽃도 호수도.. 전쟁터 같은 병원을 벗어나서 그런가 더 평온하게 느껴졌다. 아쉬운 맘에 레오 까락스 영화도 한 편 봤는데.. 넘 아스트랄해서뤼.. 좀 벙쪘다. 암튼 함께 갔던 친구가 상황이 많이 힘든 모양인데, 오늘 나처럼 에너지 충전이 좀 됐을까 모르겠다. 간만에 말 통하는 친구랑 신나게 수다도 떨고, 집에 가는 길인데 기분 좋게 뻗을 듯. 2013. 4. 13.
산행 동네 뒷산이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걸었는데정상까지 왔다갔다 2시간 반이나 걸렸다. 산이 가파라서 온몸의 근육들이 다 풀려 버렸고,내려올 때는 몸이 어찌나 가볍던지 날아갈 것 같았다.푹신푹신한 산길도 좋고, 슬슬 피기 시작하는 이름 모를 꽃들의 색깔도 아름다웠다.가만히 앉아서 듣는 산바람도 좋고..근처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었다니..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종종 가야지. 201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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