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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여행112

부산국제영화제 #4 둘째날. 장양의 영혼의 순례길 GV 중. 이 작품 역시 제목만 보고 골랐다. 다큐인 줄 알았는데 픽션이었다. 그런데 울림이 컸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1년 동안 2000km에 달하는 거리를 오체투지하며 걷는다. 오체투지라는 건 온 몸으로 엎드렸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절의 형태인데, 서너 걸음쯤 걷고 오체투지하고 또 몇걸음 걷고 다시 오체투지하면서 아주 느리게 고행길을 걸어 나가는 모습에서 울컥이는 게 있었다. 숭고한 어떤 것과 마주하게 될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이었다. 자신을 낮추고 다른 사람을 위하라는 종교적인 태도는 오체투지할 때뿐만이 아니라 협업하여 도로변에 잘 곳을 만들고 그 안에서 함께 식사하고 함께 웃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고통을 나누는 모습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마치 화성 어딘가에 있는 것.. 2015. 10. 5.
부산국제영화제 #3 월터 살레스가 감독한 지아장커: 펜양에서 온 사나이 상영 후 GV. 지아장커가 만든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 그 정도로 정보 검색 없이 대충 예매했다. 출발 전에는 꼭 가야겠단 생각보다는 한 번 가볼까 정도 수준이었다. 예매하면서도 그런 마인드였다. 근데 이 다큐멘터리 보고 나서 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아장커 영화를 거의 다 봤는데 이 감독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대해서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결국은 영화를 통해서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냈던 것이었다. 일례로 아주 빠르게 자본주의로 탈바꿈하던 80~90년대 중국의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3편 정도(소무, 임소요, 플랫폼) 되는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바깥 세상에 대한 동경을 지녔으나 딱히 그 세상으로 나아갈 방법이 없어서 무기력.. 2015. 10. 5.
부산국제영화제 #2 합주 끝나고 사당에서 맥주 한 잔 하다가 부산 가는 버스 놓칠 뻔했다. 사실 사당에서는 제 시간에 나왔는데 긔요미 생각하다가 역을 두 곳이나 지나쳐서 다시 빽하느라 탑승 3분 전에 간신히 버스 앞 도착. lsy도 회식 때문에 5분 전에 도착. 둘 다 영화제 못 갈 뻔했다. 술 기운에 버스에서 눈을 좀 붙였는데 눈 떠 보니 절반쯤 와 있었다. 그리고 도착할 때까지 2시간 반 정도 migala, 마크 코즐렉, hammock을 들었다. 해운대 도착하니 밤 4시 반경이었고 버스에서 아침 먹을 곳으로 검색해 두었던 금수복국 집을 찾아 갔다. 국물이 다소 짠 것 빼고는 괜찮았다. 24시간 영업이니 가실 분들 참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 밥집에서 해운대까지 2km 정도 걸어갔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될 거라고는.. 2015. 10. 5.
부산국제영화제 #1 뜻하지 않게 해운대에서 아름다운 일출을 봤다. 동행하고 있는 lsy가 일 년쯤 안 쓰고 묵혀 두었던 내 하이엔드 디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난 이 카메라를 폰카 수준으로 쓰고 있었구나. 2015. 10. 3.
설악산 공룡능선 오색-대청봉-중청-소청삼거리-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신흥사총 17.8km. 새벽 세 시부터 낮 2시 반까지 11시간 30분쯤 산 탄 것 같다.공룡능선이 힘든 구간이라고 해서 좀 긴장했는데 껌이었다. 남들보다 아주 확실하게 잘하는 한 가지가 산 타는 것임을 재확인.말로만 듣던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체험하고 와서 기분 좋다.날씨도 그렇고 정말 매순간 모습이 바뀌는 버라이어티하고 역동적인 산이었다.무엇보다 동해 바다와 구름의 콜라보레이션이 짱이었음.겨울에 또 가고 싶은 산이다. 2015. 9. 30.
동해안 자전거길 2일차 오늘은 7시간 30분 동안 총 109km 탔다. 평속 20.두 달 전에 오대산 산행 후 뒤풀이 왔던 곳인데 이렇게 자장구로 다시 지나가게 될 줄은 몰랐네. 일출 시간 후 7분쯤 지난 시점이다. 핸폰 카메라로 담지 못한 동해안 일출의 장엄함. 하조대 직전에 만나게 되는 휴게소 동해안 편의점 클라스. 사진에는 안 보이는데 좌측에 서퍼들이 7명쯤 있었다. 감질맛나는 파도에도 아랑곳않고 열심히 보드에 오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혹시 미래의 내 모습 아닐까 하는 공상을. 1년전만 해도 내가 이렇게 자덕이 돼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ㅋㅋ 하조대 전망이 좋다고 해서 올라 왔는데 나무에 가려져서 좋지 않았다. 대신 근처 화장실에서 활발한 장운동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영금정 가는 길. 춘천에서 속초까.. 2015. 8. 30.
동해안 자전거길 1일차 아침 5시부터 2시간 동안 페달 밟아서 동서울터미널 도착. 출발 10분 남겨 놓고 간신히 탔다. 네 시간쯤 달려서 임원터미널 도착. 터미널이라고는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그냥 시골 슈퍼였다. 역방향으로 임원 인증센터 가서 도장 찍고 다시 슈퍼에서부터 페달질을 시작했다. 어디까지 갈지는 정하지 않았다. 전조등을 안 챙겨서 해 떨어지기 전까지는 밟을 생각이었다. 임원에서 시작하면 첫 날 업힐을 많이 넘는다는 얘기를 주워 듣고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임원재, 신남재, 용화재 등등 첫 날 업힐을 5~6개쯤 넘었다. 500m에 경사도는 7 정도. 상주 상풍교에서 낙단보 갈 때 업힐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딱 그 느낌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스팔트 도로 지열과 땡볕을 그대로 느끼면서 가야 했다는 점. 매도 먼저 .. 2015. 8. 30.
100km 리커버리 라이딩 오늘은 chj, khj와 함께 라이딩했다. 초계국수 먹으러 가는 길이 꽤 지루한데 같이 타니까 역시 재미있었다. 초계국수 먹고 운길산역 앞에서 커피도 마시고 옥수로 쟈철 점프해 순대에 맥주까지 한 잔 했다. khj 입문 환영 기념으로 초계국수는 내가 쏘고 커피하고 순대는 chj가 쐈다. 동호회 따라 가는 것보다 당연히 친한 사람들끼리 라이딩하는 게 더 재미있다.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기를. ㅎ 집에 와서 자장구 세계여행 하고 있는 부부의 여행일지를 정독하고 있는데 670일 동안 2750만 원 정도 썼다고 적혀 있다. 26개국을 돈 것 같은데 생각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사실에 더욱 동기가 고취된다. 여행기 적는 분은 여행 떠나기 전에 요리를 배웠다고 하는데, 웜샤워 같은 것을 이용할 때 음식을 만들어서 .. 2015. 8. 23.
국토종주 마지막날 경남 합천에서 부산 사하구까지 142km, 8시간 13분 라이딩. 갈길이 바빠서 5시에 모텔을 나섰다. 대충 이런 분위기. 동틀 무렵의 낙동강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니 아름답다기보다 경외로웠다. 외계인이 와서 이런 풍경을 본다면 자기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을 줄줄 흘리지 않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을.. 적포교에서 14.5km 지나 그 유명한 박진고개를 눈 앞에 두고 양갱 두 개 흡입. 에스자로 가더라도 끌바만 하지 말자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긴장해서 초점도 안 맞았네. 평균경사도 13. 전체길이 1400미터. 성공했다. 다람재만큼 뿌듯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성취감이 있었다. 그리고 종주 통틀어 가장 멋졌던 이런 풍경도 접했다. 이런 거 보려고 왔지 싶었다. 박진고개 내려와서 남지까지 가는 국도 길도 .. 2015. 8. 20.
국토종주 3일차 경북 구미에서 경남 합천까지 134km, 9시간 33분 라이딩. 둘째날 묵었던 모텔이다. 사장님이 친절하시다는 글을 어느 블로그에서 보고 일부러 찾아간 곳이다. 모텔 나서기 전에 전날 흙탕물에 만신창이가 된 자전거를 물티슈로 닦아내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걸레 필요하냐고 물어보시더라.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에서도 충분히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제 고생을 많이 해서 이 날은 늦게까지 잤다. 자전거포 문 열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구미보에서 빠진 앞바퀴 바람을 넣기 위해 모텔에서 3km쯤 달려 찾아간 자전거포다. 구미역 앞에 위치하고 있다. 바람도 넣고 세차도 하고 기름칠까지 했는데 2000원 받으셨다 서울이었다면 두세 배는 받았을 것이다. 여기도 강력 추천. 20km 떨어진 구미보 정도.. 2015.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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